[Day5] 곰씨 관찰일기

내가 그대를 좋아해도 될까요?

by 나저씨

이혼을 하고 나서 가장 좋은 것은 바로 매력적인 이성을 좋아해도 되는 자유를 얻은 것이다. 결혼 중에는 다른 이성을 좋아하는 감정을 갖는다는 것은 범죄가 될 수도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절대 생각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적어도 나에게는 그랬다.) 그리고, 내가 요즘 참여하는 다양한 모임들도, 만약 내가 결혼 중이었다면 참석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것들일 것이다. 다른 이성을 만나는 것도 있지만, 어떤 모임을 위해 내 일정의 반 이상을 투자할 수 있는 여유는 결혼한 유부남에게서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누군가를 좋아하는 자유를 얻기는 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상대가 나를 좋아해 줄 것이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일 것이다. 내가 젊었을 때는 무엇을 해도 다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난 세상과 타협하며 이빨이 빠질대로 빠진 칼처럼 하루하루를 두리뭉실하게 살아가고 있다. 게다 내 신체 나이도 무시할 수는 없다. 이미 내 몸은 젊었을 때의 생기를 잃어버린 지 오래이다. 그저 걸어 다니다 보면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40대 아저씨가 된 것이다. 그런데, 이런 아저씨가 주제도 모르고, 다른 이성에게 호감을 품고 있다는 것은 주책 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나이를 먹으면서 사랑에 성숙해지고, 사람들을 대하는 것이 성숙해지면서, 젊었을 때의 치기로 일을 그르치는 일은 없어졌다. 그리고, 내가 아무리 좋은 감정을 품고 있다 하여도, 상대에게 불편한 기분이 들게 하거나 환경을 조성하는 일 따위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성숙해지면서 신중해지는 건 좋은데, 문제는 내가 겁이 많아지고 자신감이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지금 내가 호감을 가지는 상대들을 대하는 내 모습이 그렇다. 조심스럽게 호감을 표현해 보지만, 상대는 일정 선을 절대 넘어오지 않는다. 그리고, 난 그게 어떤 뜻인지 잘 안다. 하지만, 예전처럼 그 선을 넘어서 사랑을 쟁취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내가 좋아서 서둘렀던 사랑 치고 결론이 좋았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혼한 전처와의 문제도 그랬고 말이다. 그래서, 이번엔 나의 이 감정을 조용히 달래면서, 설레는 이 감정을 즐기고 있다. 이 감정 자체를 느낀다는 것이 아직 내가 살아있다는 것이고, 내가 아직은 사랑을 할 수 있는 마음이 있다는 것을 반증해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급하지 않게 이성을 만나기 위한 준비를 하려고 한다. 나이 때문에 조급하지 않고, 외로움에 잘못된 판단을 하지 않도록 충분한 시간을 들이면서, 나를 준비하고 이성을 만날 준비 하면서 말이다.




오늘도 좋아하는 이성에게 실없는 문자를 보내는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 하루 저녁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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