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8] 곰씨 관찰일기

변화를 받아들이고, 예전의 나를 찾아가자

by 나저씨

요즘 내 삶이 조금씩 변화하는 것이 느껴진다. 이혼을 하고 난 후에도, 내 삶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그건 나의 잘못된 생각이었던 것이다. 사실 변화가 긍정적인 방향이라면 좋았겠지만, 나의 경우는 그러지 못했다. 어느 순간부터 난 자신감을 잃어서, 모든 일에 소극적이고 시니컬한 반응을 하고 있었다. 이 사실은 나와 오랫동안 알고 지낸 직장동료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이다. 그 친구는 내가 결혼하기 전의 모습과 결혼 후의 모습을 둘 다 알고 있는 친구였다. 그런 그 친구가 어느 날 나에게 지나가는 듯한 투로 한 말이 내 귀에서 떠나지 않았다. "결혼 전에는 자신감 넘치는 사람이었는데, 어쩌다 이리되었누." 그렇다! 난 나 자신을 잊고 살았던 것이다. 처음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별것 아니라 생각하고 넘어갔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때 직장동료가 나에게 한 말이 머리에서 떠나가질 않았다. 내 입으로 말하기 조금 오글 거리지만, 결혼 전의 나의 모습은 자신감 그 자체였다. 국제기구에서 근무하려고 준비했고, 결혼을 포기하고, 내 커리어를 위해 살아가려고 했었다. 그 시절의 난 두려울게 하나 없었던 사람이었다. 사람들을 만날 때도 항상 자신감에 넘쳤었던 것이다. 상대가 나보다 잘났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내가 그들보다 더 나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모든 언행이 자유로웠고 여유가 넘쳤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나서, 나의 모습은 바뀌어 갔다. 물론 결혼 초기엔 여느 때와 같은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살았지만, 전 (ex) 아내와의 불화를 겪으면서 서서히 아무것도 하지 않는 무능력한 사람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중 가장 큰 것이, 아내의 첫 대학원 시도가 실패로 끝나고 난 후, 내가 가정을 위한 책임감을 느끼고, 가정을 지키기 위해 나의 꿈을 포기했던 때였다. 그 이후, 나의 자존감은 급속도로 떨어졌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내 평생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인생의 목표가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내 인생의 목표가 나의 미래에서 가족으로 바뀌었고, 그렇게, 이혼하기 전까지 난 가족을 위해서만 살았다. 나를 위해 투자하는 것이 아닌, 가족 즉, 전 (ex) 아내의 공부를 위해 열심히 살았던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난 내가 목표로 잡았던 그 가족에게 배신을 당하긴 했지만 말이다.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가족의 따뜻함을 느껴보지 못한 채 말이다.




여태까지 난 이혼을 포함해 지금 내 삶에서 발생하는 모든 불행에 대해 내 잘못이라는 죄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언제나 자신감 없는 모습으로 살아가던 것이 나 자신의 모습이었다 생각하고 말이다. 하지만, 나의 그 생각은 잘못된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의 난 그런 나의 예전 모습을 생각하며,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고, 원래의 내 모습으로 돌아오려고 노력하고 있다. 예전에 대학원을 졸업하고, 외국 친구들과 사귀면서 열정에 넘쳤던 나의 모습으로 말이다. 그래서, 더 이상 나의 감정을 혼동하지 않기로 했고, 내 인생 목표를 다시 잡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동안 내 머릿속을 휘저었던 복잡한 마음속에 이제 조금씩 답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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