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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26] 곰씨의 관찰일기

소개팅 그 이후... 첫 번째 이야기

by 나저씨

지난해에 난 소개팅을 했다. 그것도 2번을 말이다. 첫 번째 만난 사람은 나보다 2살 연상이었다. 첫 만남 이후 대화를 나눠봤지만, 대화가 원활히 되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래서, 총 2번의 만남 이후로는 별다른 연락을 하지 않고 있다. 그 후에, 두 번째 소개팅을 했는데, 이번에 만난 사람은 나와 동갑이었다. 소개팅 상대는 미혼이었고, 나에 대한 정보는 내 나이와 이름 외엔 전혀 알지 못한 채 소개팅 만남을 가졌다. 동갑이어서 그런지, 아니면 성격이 비슷해서인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대화가 잘 통했고, 그렇게 두 번째 소개팅 상대와는 문자로 자주 연락하는 사이가 되었다.




첫 만남 이후, 두 번째 만났을 때 상대가 나에게 호감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두 가지 사실이 나의 마음에 걸렸다. 첫 번째는 내가 이혼남이라는 사실을 상대가 모른다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소개팅녀 (앞으로는 A양이라 칭하겠다)는 결혼 생각이 없었다. 즉, 나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지만, 그건 연애의 감정이라기 보단 우정의 성격이 강한 호감이었던 것이다.




물론 상대가 결혼을 생각하지 않고, 친구처럼 만나는걸 원한다지만, 난 (불필요할 지도 모르는) 고민에 싸였다. "내가 이혼한 사실을 이야기할 것인지... 아니면, 이혼 사실을 이야기하지 말고, 만남을 이어갈지"를 말이다. 물론, 우리는 사귀는 사이가 아니고, 사귈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나의 이혼 사실을 이야기하는 건 불필요한 일이고, 너무 성급한 판단일 수도 있다. 하지만, 만에 하나 관계가 우정 이상의 관계로 진전이 되었을 때, 내가 이혼한 사실을 알게 된다면, A양은 어떤 기분일까? 아마 A양은 속은 느낌(배신감)이 들 것이다. 아니 적어도 난 그렇게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 너무 많은 변수를 한꺼번에 생각하다 보니, 두통이 지끈지끈 왔다. 그리고, 그렇게 머리가 혼란한 상황에서, 우리는 3번째 만남일자를 잡았고, 내 마음속은 더욱 심란해졌다.


IMG_8537 복사01.jpg 사랑보다 먼, 우정보단 가까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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