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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대훈 Nov 14.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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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쓰는 마음 


내가 쓰는 글들은 언젠가 나를 어떤 경로에서건 꼭 한 번은 살려낼 것을 믿는다. 그 힘은 뻔뻔스럽게도 오롯이 내 안에서만 나오지 않을 것이다. 나는 사람들과 상실을 나누고 지난한 고통을 공유하며 지탱되고 일어설 것이다. 무수히 사라지는 세상에서 어떻게든 흔적을 남이고, 밤길에 짙어지는 그림자가 문득 쓸쓸한 적마다 그 검은 빛깔을 바라볼 것이다. 그림자가 진한 것은, 그만큼 누군가에게 여운 짙은 사람이 되었다는 것. 그 흔적이 사랑과 그리움을 만나 한결 강렬한 색채를 띄는 것이니, 나는 ‘너에게 있는 나’를 대면하며 한시름 안심을 말할 것이다. 끝없이 서로를 되감고 상영하며 쓰는 마음들이 비로소 나를 방문할 때. 나는 조금 더 버텨내고, 서로의 소망을 잊지 않고, 기어이 멀지 않은 행복 앞에 설 것이다.  

오늘도 마음의 안부를 묻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잘 지낼 거란 안심으로 사람들을 생각한다. 

구석구석 찾아 사랑이라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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