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의 부재]
투명사회는 모든 것을 투과하고 폭로한다. 여기서 자신에 대한 어떠한 상도 스스로 관찰할 수 없다. 개인은 반성(Reflexion) 없이 스스로에 대한 관찰을 타인의 시선에 던져놓았다. 타인의 시선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자신이라고 여기며 그들의 여론에 휘둘리기를 반복한다. 타인의 행동에 대한 관찰과 반응은 사회적 인간으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이 아니다. 그것은 때로는 눈치라는 이름으로 권력의 유무를 뜻하기도 하고, 때로는 인정욕구를 채우기 위한 자발적 요구이기도 하다.
백설공주에는 재미있는 거울이 등장한다. 진실의 입을 가진 이 거울은 질문자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심지어 자신의 생존이 위협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도 진실을 털어놓는다. 흥미로운 것은 이렇게 가치 있는 거울에게 왕비가 던지는 질문의 사사로움이다. 질문은 “누가 누가 가장 예쁘니? “이다. 아무리 동화라고 하더라도 한 왕국의 여왕이 매일같이 진실의 거울에 던지는 질문이 고작 자신의 아름다움을 확인하는 것이라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왕비는 왜 “아름다움”을 숭배하고 두려워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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