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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사회>에는 없는 것 - 거울 2

[진, 선, 미의 분리]

by Homo ludens

<선함과 아름다움의 분리>

투명사회에서 소멸된 사적 공간과 내면의 깊이는 자신과 타인에 대한 해석의 부재를 통해 평면화된다. 거울은 자신과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의 비교를 통해 자신에 대한 객관적 시선과 주관적 시선의 변증법을 만들어낸다. 이 과정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기에 대한 관조는 일정한 방향을 만들어내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은 이 방향성에 대한 믿음과 의지로 극복된다.


투명사회에서는 진, 선, 미가 강제로 일치된다. 플라톤의 이상은 이곳에서 전체주의적으로 실현된 듯 보인다. 진리와 선은 아름다움으로 드러나야만 하고, 아름다운 것은 진리와 선에 대해 증명해야만 한다. 완전한 투명사회에서는 거짓말도, 속임수도 없다. 따라서 의심도 해석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곳은 진실을 위해 우리가 쌓아놓은 수많은 즐거운 놀이가 희생된, 즐거움이 상실된 장소이다. 독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Immanuel Kant, 1724-1804)는 진, 선, 미를 명확하게 구분했다. 진(眞)은 순수 이성으로 인식론적 영역을, 선(善)은 실천 이성으로 도덕적 영역을, 그리고 미(美)는 판단력 비판으로 심미적 영역을 담당한다. '진'은 합리적 인식의 대상이고, '선'은 의무에 근거한 행위의 준칙이며, '미'는 이해관계를 떠난 주관적 만족이다. 여기에서 '외양'은 '본질'과 비판적 거리를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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