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여선, 「하늘 높이 아름답게」『2019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
마리아라는 파독 간호사 출신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하늘 높이 아름답게」는 『안녕 주정뱅이』에 실린 단편 「이모」를 떠오르게 한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가족으로부터 차별받아 왔지만 스스로 그 한계를 극복하고 존엄한 개인으로 죽음마저 의연하게 받아들이는 삶을 다룬다는 측면에서 그렇다.
작가 노트 「푸른 과녁」에서 권여선은 이 소설이 「이모」와 달리 윗세대 여러 여인들의 삶을 다루고 있다고 밝히고 있는데 세대 차이보다 두드러지는 차이는 한 존엄한 개인의 삶을 바라보는 화자들의 태도이다. 글을 쓰는 조카 며느리가 담담히 서술하는 「이모」와 달리 「하늘 높이 아름답게」는 다소 수다스럽게 싶게 베르타를 중심으로 한 여러 여성 화자들이 마리아의 삶에 대해 각각 논평한다. 정홍수가 리뷰 「고귀한 것과 고귀하지 않은 것」에서 지적한 것처럼 이 소설의 형식적 특징은 다중화자 기법에 있다. 소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정보는 전지적 화자의 서술을 읽을 수 있는 독자만이 알 수 있는 영역으로 남겨둔다. 다른 화자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마리아에 대한 제한적인 정보를 가지고 대화에 참여할 뿐이다.
베르타를 비롯한 여성 화자들은 같은 성당에 다니며 마리이가 얼마나 근면한 삶을 살아왔는지를 회상하는데 베르타는 이 여성들을 때론 혐오하면서 이들을 잠깐이나마 혐오한 자기 자신을 꾸짓기도 하면서도 좌고우면한다. 베르타는 타인의 속물성을 견디지 못하면서 혐오감을 드러내는 인물이지만 자신 역시 그들 못지않게 속된 인물임을 모르지 않는다는 면에서 성찰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고독 속에서 근면하게 살아가며 입양을 통해 두 명의 아이까지 돌봤던 마리아의 고귀한 삶 주변에는 마리아가 입양한 두 아이를 위해 봉사하고 입양할 듯이 “떠들어댔지만 내일이 되면 그들 중 누구도 마리아의 얘기를 꺼내지 않을” 고귀하지 않은 존재들뿐이다. 그리하여 베르타는 깨닫는다. “자신이 왜 그들과 계속 만남을 이어왔는지를(67쪽)”. 그것은 자신들을 포함한 그들 모두가 “참 고귀하지를 않“(67쪽)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고귀하지 않은 존재들을 위해 다음과 같은 마리아의 말을 위안처럼 건낸다.
한 계절이 가고 새로운 계절이 왔다. 마리아의 말대로라면
새로운 힘이 필요할 때였다(67쪽).
”각각의 계절을 나려면 각각의 힘이 들지요, 사모님(6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