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초엽「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가윤은 우주인 후보로 선정된다. 그런데 검증 과정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제기를 받게 된다. 우주로 향하다 사고로 인해 사망한 최재경과 각별한 사이인 것이 드러났는데 그것을 왜 얘기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재경은 가윤의 엄마인 유진과 각별한 사이였고, 재경과 유진은 각각 딸이 있었다. 가윤의 청소년 시기까지 재경과 그의 딸 서희, 유진과 가윤은 함께 살면서 각별해진다. 특히, 과학자였으며 우주를 동경했던 재경과 그런 재경을 동경했던 가윤은 단순히 친구 딸과 엄마 친구의 사이를 넘어서는 친교를 맺게 된다.
재경은 최초의 우주인 후보 중 하나로 선발되었으며, 세 명 중 유일한 동양인 여성으로 주목받음과 동시에 여러 가지 구설수에 오르내리게 된다. 안타깝게도 그들의 우주 진입은 사고로 좌절되고 셋 모두 사망한다. 하지만 가윤이 모르고 있었던 진실이 있었는데 재경은 우주로 간 것이 아니라 바다로 뛰어 들어 자살했던 것. 이 때문에 항공우주국에서는 재경과 가윤이 각별한 사이였다는 것에 대해 탐탁지 않게 생각했던 것이다.
가윤은 재경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그러던 중 떠올린 것이 재경이 우주로 가고 싶어 했던 열망보다는 다른 존재가 되는 것을 열망했다는 사실을 기억해 낸다. 우주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사이보그 그라인딩이라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것은 지구와는 다른 우주의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절반쯤은 사이보그가 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가윤도 사이보그 그라인딩을 거치고 훈련 차 심해에 들어가게 된다. 그 과정에서 가윤은 재경을 이해하게 된다. 재경은 우주로 나아갔다가 다시 지구로 돌아오기보다는 심해에서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로 머물고 싶은 것은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싱글맘으로 서희를 키우며 온갖 오해와 편견에 시달렸을 재경은 일시적으로 우주를 발견하기보다는 다른 존재가 되어 심해에 머무르고 싶어 했을 것이다. 하지만 가윤은 재경과 다른 선택을 한다. 우주를 발견한 최초의 우주인이 되는데 성공한 것이다. 그렇게 가윤도 재경처럼 다른 방식으로 다른 존재가 되는데 성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