뤼튼의 ‘쿼터백 프로젝트’가 HPWS로 작동하기 위한 조건
2024년, 국내 생성형 AI 플랫폼 뤼튼(Wrtn)은 이례적인 채용 제도를 발표했다. ‘쿼터백 프로젝트’라는 이름을 붙인 이 제도는 최종 합격만으로 2,000만 원을 지급하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웠다. 여기서 쿼터백은 단순히 능력이 뛰어난 개발자나 기획자를 의미하지 않는다. 팀의 전략을 주도하고 실행의 방향을 잡는 핵심 인재, 즉 게임 체인저급 인력을 상징한다. 뤼튼은 이 제도를 통해 “우리는 핵심 인재에게 과감히 투자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메시지를 시장과 지원자에게 분명히 전달했다.
외형적인 성과는 이러한 전략을 정당화해주는 듯했다. 뤼튼은 출시 2년 만에 월간 활성 사용자(MAU) 500만 명을 돌파하며 국내 생성형 AI 서비스 중 가장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토스나 당근마켓 등 주요 플랫폼이 같은 수치에 도달하는 데 2년 이상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뤼튼의 성장 속도는 분명 비정상적으로 빠른 편이었다. 고성능 AI 모델을 무료로 제공하는 전략을 통해 10대부터 30대까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사용자 기반을 넓혀가며 “국내 대표 AI 플랫폼”이라는 이미지까지 확보했다.
그러나 이런 외부의 스포트라이트와는 달리, 내부에서는 정반대의 장면이 전개되고 있었다. 2024년 6월, 뤼튼에서 대규모 권고사직이 있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분위기는 급격히 바뀌었다. 권고사직을 통보받은 당사자들은 “해고당한 이유를 모른다”, “팀이 통째로 날아갔다”는 식의 증언을 남겼고, 일부는 커리어 커뮤니티와 익명 리뷰 사이트를 통해 불만과 혼란을 표출했다. 이후 관련 게시글 상당수가 권리 침해 등을 이유로 삭제되거나 차단되는 과정에서, 조직 외부의 시선은 오히려 더 차가워졌다.
내부 평가를 들여다보면 상황은 더 분명해진다. 구성원 중 약 35%는 조직에서 성취감을 느낄 기회가 부족했다고 응답했으며, 전반적 업무 만족도 역시 높지 않아 23%가 현재 조직 생활에 불만족을 표시했다. 특히 64%의 구성원이 회사의 비전을 부정적으로 바라본다고 답한 부분은 조직의 방향성에 대한 신뢰가 크게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인식은 “조직이 제시하는 비전과 실제 경영 행보가 서로 맞물려 돌아가지 않는다”는 판단으로 이어졌고, 그 결과 리더십에 대한 신뢰 역시 약화되는 흐름을 보였다. 조직문화 영역에서도 절반 이상(53%)이 시간이 지날수록 문화가 악화되고 있다고 평가해, 외부에서는 혁신 기업으로 인식되던 조직이 내부에서는 점차 신뢰와 몰입을 잃어가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즉, 뤼튼이 쿼터백 제도를 도입하며 강조했던 ‘고속 성장과 핵심 인재 중심의 전략’은 정작 내부 구성원에게는 제대로 작동하는 시스템으로 경험되지 못한 것이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질문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왜 이처럼 공격적인 인재 영입 전략을 구사하고도, 그리고 시장에서 인정받는 성과를 만들어내고도, 조직 내부의 몰입과 신뢰는 유지되지 못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뤼튼이라는 기업이 어떤 성장 경로를 밟아왔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인사·조직 시스템을 어떻게 운용했는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뤼튼은 국내 생성형 AI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플랫폼 가운데 하나다. 다양한 통계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가운데 약 절반이 최소 한 개 이상 생성형 AI 앱을 설치하고 있는 가운데, 뤼튼은 이 시장에서 두 자릿수 비중의 이용자를 확보하며 상위권에 자리해왔다. 출시 이후 불과 1년 10개월 만에 MAU 500만 명을 달성한 것은, 안정된 수익모델과 대규모 조직을 갖춘 기존 플랫폼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특히 인상적인 성과다. 토스가 같은 수치에 도달하는 데 약 2년, 당근마켓은 약 3년 3개월이 걸린 것을 고려하면, 뤼튼의 성장 속도는 경쟁 플랫폼 대비 확실한 우위를 보여준다.
서비스 측면에서도 뤼튼은 단일 기능에 머물지 않고 포털형 AI 허브를 지향해왔다. 사용자는 한 플랫폼 안에서 텍스트 생성, 요약, 탐색, 번역, 이미지 생성, 캐릭터 기반 대화 등 다양한 기능을 넘나들며 사용할 수 있다. ‘나만의 AI’ 기능을 통해 개인화된 에이전트를 구성하고, 각종 플러그인 형태의 도구를 연계해 활용할 수 있는 구조도 장점으로 꼽힌다. 뤼튼은 자체 모델이 아닌 GPT-4o, GPT-4.5, Claude 3.7, Gemini 2 등 외부 고성능 모델을 조합하여, 사용자의 입력을 메모리, 프롬프트, 참조 데이터, 모델 선호도와 함께 처리함으로써 맥락 적합성이 높은 응답을 제공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비전과 미션 또한 명확하다. 뤼튼은 ‘더 나은 삶을 향한 AGI 기술’을 지향하며, 반복적인 일상의 비효율을 줄이고 인간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도구로 AI를 활용하겠다는 목표를 밝히고 있다. ‘사람들에게 AGI를 더 가까이’ 두겠다는 미션 속에는, 고성능 AI에 대한 접근을 특정 계층이나 기업이 아니라 일반 사용자에게 개방하겠다는 의지가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철학은 고성능 모델을 무료로 제공하는 전략과도 연결된다.
수익 구조 측면에서는 구독 모델, 광고, API 및 생태계 확장을 결합한 다각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슈퍼챗 형태의 유료 기능, Wrtn Ads를 통한 AI 기반 타기팅 광고, Wrtn Studio와 외부 API 제공을 통한 A2B 및 B2D 생태계 확장은 아직 완전히 정착된 모델로 보기 어렵더라도, 최소한 단일 수익원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방향성을 보여준다. 여기에 더해 시리즈 B를 포함한 누적 투자 1,080억 원 유치, 일본 등 해외 시장 진출은 뤼튼이 단지 ‘국내 스타트업’ 이상을 지향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 모든 요소를 종합하면, 뤼튼이 왜 공격적인 인재 영입 전략을 구사할 수 있었는지는 자연스럽게 설명된다. 고성장, 높은 기술 복잡도, 경쟁이 치열한 시장 환경에서는 소수의 핵심 인재가 전략 설계와 실행을 동시에 이끌어가는 구조가 사실상 필수에 가깝다. 쿼터백 프로젝트는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등장한 제도다. 문제는 이 지점 이후다. 인재 확보의 논리와 인재 운영의 논리, 그리고 조직 시스템의 정렬 정도가 완전히 다른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는 것이 뒤늦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고성과 작업시스템(High-Performance Work System, HPWS)은 인적자원관리 연구에서 오랫동안 논의되어 온 핵심 개념이다. HPWS의 출발점은 ‘조직 유효성’이라는 목표다. 조직이 인력의 확보, 개발, 활용, 보상 활동을 어떻게 설계하고 실행하느냐에 따라 전체 성과와 효율성이 달라지며, 잘 설계된 시스템은 결국 사람이라는 자원을 조직의 성과로 연결하는 구조를 만든다는 전제다.
HPWS는 개별 제도의 집합을 넘어, 상호 연계된 시스템으로 정의된다. 채용과 교육·훈련 같은 능력(Ability) 영역의 제도와, 평가·보상·경력관리 같은 동기(Motivation) 영역의 제도, 그리고 참여·자율성·직무 설계와 관련된 기회(Opportunity) 영역의 제도가 하나의 철학 아래 묶여 있을 때 고성과가 발생한다. AMO 모형이라고 불리는 이 관점에서, 조직 성과는 단순한 덧셈이 아니라 능력×동기×기회가 모두 충족될 때 가능해지는 곱셈 구조에 가깝다. 이 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효과적으로 작동되지 않는다.
HPWS는 몰입과 참여 관점에서 유형별로 나눌 수도 있다. 고몰입 시스템은 장기 고용, 교육훈련, 경력 개발, 발전지향적 평가 등을 통해 종업원의 심리적·정서적 몰입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둔다. 고참여 시스템은 팀제, 참여적 의사결정, 제안 제도 등을 활용해 업무 수행 방법에 대한 종업원의 영향력을 확대한다. 고투자 시스템은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추구한다. 종업원의 높은 몰입과 높은 참여를 통해 조직 전체 수준의 혁신과 성과 향상을 이끌어내는 시스템이다.
이러한 기준에서 볼 때, 뤼튼이 표방한 HR 철학은 고투자 시스템에 가까운 것으로 읽힌다. 핵심 인재에게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는 쿼터백 프로젝트, 애자일 기반의 빠른 실행, 전문가들로 구성된 팀, 자율성을 강조하는 코어타임제와 유연근무제, 수평적 정보 공유 등을 통해 몰입과 참여를 동시에 끌어올리려는 의도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실제로 뤼튼은 공식 채용 페이지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는 팀과 함께 최고 속도로 일하는 데 거침이 없는 사람”을 찾는다고 밝히며, 애자일 방식과 실행 중심 문화를 적극적으로 강조해왔다.
문제는 선언된 철학과 실제 운영이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점이다. 대규모 권고사직 이후 공개된 평가와 내부 반응에 따르면, 뤼튼의 업무 환경은 자율보다는 과도한 업무량과 상시적 긴장 상태에 가까웠다. 전략적 방향성은 조직 내에서 충분히 공유되지 않았고, 일방향적인 지시와 촉박한 일정 속에서 구성원들의 의사와 의견이 반영되기 어려운 의사결정 구조가 반복되었다. 표면적으로는 유연근무제를 통해 워라밸을 보장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휴일과 야간을 포함해 업무가 이어지는 상황이 많았고, 이는 자율이 아니라 사실상의 상시 대응 체제로 인식되었다.
평가와 보상의 관점에서도 HPWS의 핵심 전제가 충족되지 않았다. 성과 목표가 무엇인지, 어떤 기준으로 평가가 이루어지는지, 평가 결과가 보상과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한 정보가 구성원에게 충분히 공유되지 않았다.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 아무리 높은 연봉이나 파격적인 채용 조건이 주어지더라도 몰입은 유지되기 어렵다. 특히 이유와 기준이 명확히 설명되지 않은 권고사직은, 조직이 고성과 시스템의 기본 원칙을 지키지 않는다는 강한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HPWS의 전제가 되는 절차적 공정성이 약화되면서, 시스템 전반에 대한 신뢰 또한 동반 하락한 것이다.
결국 뤼튼의 사례는 HPWS 관점에서 “각각의 제도는 존재하지만, 시스템으로 정렬되지 못한 상태”로 볼 수 있다. 쿼터백 프로젝트는 선발 단계에서 강한 신호를 던졌지만, 선발 이후의 교육·온보딩, 역할 정의, 평가, 피드백, 보상, 경력 개발, 문화 운영이 모두 그 신호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고 보기 어렵다. 다시 말해, 고성과자는 뽑았지만 고성과 시스템은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 뤼튼 사례가 던지는 핵심 시그널 3가지
1. 외형 성장과 내부 신뢰는 별개의 문제다
MAU 500만 명, 초고속 성장, 대규모 투자 유치라는 외형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구성원 64%는 회사 비전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성과가 곧 내부 몰입과 신뢰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이 드러났다.
2. ‘파격적 채용’은 시스템 정렬 없이는 작동하지 않는다
쿼터백 프로젝트가 강한 신호를 보냈지만, 선발–역할–평가–보상–문화로 이어지는 HR 시스템은 그 신호와 일관되게 연결되지 않았다. 고성과자는 뽑았지만 고성과 시스템은 갖춰지지 않은 상태였다.
3. 절차적 공정성과 투명한 의사결정이 성과를 지탱한다
예고 없는 권고사직, 불명확한 평가 기준, 소통 부재는 고성과 시스템의 핵심 기반을 무너뜨린다. 반면 구글·아마존·Fast Company 사례는 투명한 실패 공유와 예측 가능한 HR 프로세스가 시스템 신뢰의 출발점임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뤼튼과 같은 고성장 스타트업이 HPWS 관점에서 시스템을 재설계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앞서 정리한 문제 구조를 토대로 보면, 네 가지 축에서의 정렬이 핵심 과제로 떠오른다.
첫째, 조직 신뢰 회복을 위한 소통 구조의 재정비다. 빠르게 성장하는 조직일수록 전략과 의사결정이 일부 리더의 판단에 의해 신속하게 이루어지곤 한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이 지속되면 구성원들은 자신이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조직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감각을 잃게 된다. 뤼튼의 경우도 전략적 방향성이 조직 내에 충분히 공유되지 않았고, 중요한 의사결정의 배경과 기준이 구성원들에게 투명하게 설명되지 않았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지적되었다. 목표 설정 체계, 예를 들어 OKR과 같은 도구를 활용해 조직 목표와 팀 목표, 개인 목표를 연결하고, 그 과정에서 의사결정의 맥락을 정확히 전달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핵심 인재에게 요구하는 ‘고속 성장’과 ‘고난도 문제 해결’이 단순한 압박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의미 있는 도전으로 인식될 수 있다.
둘째, HR 제도의 번들화, 즉 제도 간 정합성 확보다. 지금까지의 흐름은 개별 제도 측면에서 보면 이해 가능한 선택이었지만, 서로 연결된 하나의 패키지로 설계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고성과 시스템은 선발–평가–보상–역할 설계–조직문화–리더십이 서로를 보완하도록 설계될 때 힘을 발휘한다. 쿼터백 프로젝트와 같은 파격적인 제도는 그 자체로는 강력한 신호지만, 이후 이어지는 평가·피드백·보상 프로세스가 그 신호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경우 오히려 불만과 냉소를 키우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채용, 교육·훈련, 성과관리, 보상, 리더십 개발이 같은 철학 아래 운용되도록 HR 시스템 전반을 묶어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
셋째, 조직 전략과 HR 전략, 그리고 개인 단위 업무 목표 간의 정렬이다. 고성장 스타트업에서는 전략이 자주 바뀌고, 이는 필연적으로 구성원의 역할과 업무 범위 변경을 동반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변할 수 있다”는 점이 아니라, “무엇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구성원 모두가 이해하고 있는지 여부다. 역할 정의와 기대 성과를 명확히 하고, 그에 따라 평가 기준과 보상 구조를 정렬하는 작업이 따라가야 한다. 그래야만 구성원들은 자신의 일이 조직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 그 기여가 어떻게 인정받는지에 대한 명확한 그림을 가질 수 있다. HPWS 관점에서 전략–HR–개인 목표의 수직적 정렬은 시스템 작동의 전제조건에 해당한다.
넷째, 절차적 공정성의 강화다. 예고 없는 권고사직은 단기적으로 인력 구조 조정에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조직이 스스로 설정한 규칙을 지키지 않는다는 신호로 작용한다. 고성과 시스템에서는 평가 기준이 사전에 공유되고, 구성원은 자신의 상태를 인지한 상태에서 개선 기회를 제공받으며, 그 이후에야 조정과 조치가 이루어지는 단계별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이런 구조는 단지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절차적 장치가 아니라, 구성원의 학습과 동기를 유지하기 위한 장기적 투자이기도 하다.
이러한 조건을 갖춘 사례는 이미 다수 존재한다. 구글은 인사제도를 단편적으로 운영하는 대신, 데이터 기반 HR 철학을 바탕으로 채용, 온보딩, 평가, 보상, 리더십 개발, 조직문화 형성을 하나의 통합된 체계로 묶어 운영한다. 아마존은 구성원의 역할을 성과 중심으로 명확히 정의하고, 연말 평가에만 의존하지 않고 상시 피드백을 통해 업무 수행 과정에서 계속 조정과 학습이 일어나도록 설계했다. 그리고 패스트 컴패니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은폐하거나 축소하기보다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투명하게 다루는 것 자체가 HR 시스템의 신뢰성을 강화하는 핵심 조건임을 보여준다. 이 기업은 내부 갈등이나 실패를 CEO가 직접 공개적으로 설명하며, 외부 컨설팅을 통해 객관적 진단을 받고,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전담 TF를 구성해 구조적 개선을 시도했다. 특히 리더십 교육과 코칭 프로그램을 병행함으로써, 단순히 제도만 손보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의 경험 그 자체를 변화시키는 데 초점을 두었다. 이 접근은 “조직문제를 감추기보다는 투명하게 다루고, 시스템적 개선을 통해 다시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는 HPWS의 핵심 원리와 정확히 맞닿아 있다. 중요한 것은 제도의 개수나 화려함이 아니라, 일관된 철학 아래 실행되는 정렬의 수준이다.
뤼튼이 HPWS 관점에서 고성과 시스템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평가 기준과 피드백 프로세스를 명문화함으로써 절차적 공정성을 회복하고, 중기적으로는 조직 전략과 개인 목표를 연결하는 목표 설정 구조를 정비하며, 장기적으로는 리더십 개발과 문화 혁신을 병행하여 시스템 전체의 일관성을 높이는 접근이 요구된다.
뤼튼의 쿼터백 프로젝트는 고성장 전략의 맥락에서 충분히 이해 가능한 시도였다. 그러나 인재를 데려오는 것과 그 인재가 실제 성과를 내는 것은 다른 문제다. 핵심은 인재의 역량이 조직 안에서 활성화될 수 있도록 평가, 보상, 피드백, 역할 설계, 문화와 리더십이 함께 정렬되어 있었는가이다.
HPWS 관점에서 보면, 성과는 능력·동기·기회가 곱셈으로 작동할 때 만들어진다. 뤼튼은 선발 단계에서는 강한 신호를 보냈지만, 이후 단계의 제도와 운영 방식이 그 신호와 일관되게 연결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절차적 공정성은 흔들렸고, 구성원의 심리적 안정성과 조직에 대한 신뢰 역시 약화되었다.
중소벤처기업이 얻어야 할 교훈은 명확하다. 고성과는 인재의 질이나 채용의 파격성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인재와 시스템, 그리고 조직 전략이 얼마나 일관된 방향을 향하도록 설계되어 있는가가 성과를 결정한다. 선발–역할–목표–평가–보상의 정렬, 문제를 투명하게 다루는 리더십, 예측 가능한 HR 프로세스가 마련될 때 조직은 비로소 인재의 역량을 성과로 전환할 수 있다.
결국 질문은 이렇게 남는다. “우수 인재를 데려오는 데서 끝나는가, 아니면 그 인재가 성과를 내는 구조까지 설계하고 있는가.” 앞으로 중소벤처기업의 HR 경쟁력은, 이 질문에 얼마나 성실하게 답하는가에 따라 갈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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