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사회’란 전체 인구 중에서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인 사회를 말한다.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된다. 이러한 고령화 현상은 출산율의 감소와 평균수명의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는 901만 8천 명으로 전체 인구의 17.5%를 차지한다. 전망에 따르면, 2025년까지 이 비율은 20.6%로 상승하여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화는 생산가능인구와 경제활동인구를 감소시키기 때문에 조직의 성장성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인적 구조의 고령화가 지속될 경우, 기업은 임금 상승의 부담이 증가하고 노동생산성이 하락하여 기업 경쟁력이 약화한다. 우리나라의 연공서열형 인사 관리 체계에서는 고령자를 우대하는 관행 때문에 승진 적체 현상이 심화하고, 신규 인력의 채용 여력이 감소하며, 능력 있는 인재를 충원하는 데 한계가 발생한다.
반면, 평균연령과 근속연수가 증가함에 따라 향상되는 종업원 숙련도, 직무에 대한 다양한 경험으로 축적된 전문 지식, 폭넓은 사회적 네트워크, 낮은 이직률 등의 긍정적 요소도 병존한다.따라서 고령 인력의 부정적 측면은 최소화하고 긍정적 요소를 극대화하기 위한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
첫째, 기업 내 시니어 인턴십 프로그램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 영화 ‘인턴’을 통해 대중적으로 알려진 ‘시니어 인턴십’은 만 60세 이상 시니어에게 인턴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이다. 이는 고령자들에게 재취업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그들의 직업 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는 2016년부터 시니어 인턴제도를 도입했다. 70세의 시니어 인턴은 기업 홍보 경력을 바탕으로 젊은 직원들과 소통하였다. 이들 시니어 인턴은 실무자들에게 자기 경험에 기반한 현실적 대안을 제공하고, 사회 초년생 인턴들에게 업무에 대한 세부 스킬과 삶의 태도에 대해 조언함으로써 컨설턴트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시니어 인턴십 제도는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현업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처한 고령자에게 삶의 의미를 부여한다. 그리고 고령자의 풍부한 경험에 기반한 전문 지식을 기업에 공급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조직 성과를 향상하는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다.
둘째, 고령 근로자의 신체 특성을 고려하여 직무 장소를 재설계해야 한다. 독일 기업인 BMW는 생산직 근로자의 노화에 따른 생산성 저하에 대응하기 위해 조립 공정과 프로세스를 재설계하고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얼고노믹스(Ergonomics)’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사람의 무릎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동선을 재설계하고, 전기 충격을 줄이는 나무 바닥을 새로 시공하였다. 그리고 이발소 스타일의 의자와 시력을 지원해 줄 확대경을 비치하는 등 고령 근로자를 비롯하여 전 세대의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한 총 70여 가지의 장치를 개선했다. 이로써 결근율이 7%에서 2%로 하락하고, 기업의 연간 생산성이 7% 상승하였다. 즉, 고령자를 고려한 근무 환경 개선은 기업의 생산성에 유의미한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셋째, 임금피크제 도입이 필요하다. ‘임금피크제’는 근로자의 임금이 일정 연령 이후 급격하게 상승하지 않도록 기업이 시행하는 제도를 가리킨다. 이러한 제도는 고령 근로자의 인건비를 절감하여 젊은 세대의 신규 고용을 창출하고, 숙련된 근로자의 계속 고용을 보장하여 기업의 노동생산성을 증가시킨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장래에 일하기를 원하는 65~79세 고령자는 54.7%로 지난 10년간 12.1% 증가했다. 따라서 이들을 대상으로 ‘정년 연장형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여 정년 이후에도 일을 지속할 수 있게 한다면, 조기퇴직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다.
실제로 LG전자에서는 2007년부터 임금피크제를 시행했는데, 이들 직원의 평균 근속 연수는 2008년 8.3년에서 2014년 9.9년으로 지속해서 증가했고, 55세 이상 노동자가 2010년 0.3%에서 2014년 1.2%로 0.9% 증가한 추세로 보아 임금피크제가 고령화 시대의 고용 안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방안에도 불구하고, 고령 종업원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령자에 대한 인식 개선과 공감대 형성이다. 이 모든 제도가 조직 내에서 원활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조직 구성원들이 이를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고령 인력의 연륜과 기술을 인정하여 이들의 노하우를 받아들이는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고령자들이 다양한 세대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할 기회를 자주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젊은 세대들이 직속 상사 이외의 시니어들과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도록 사내 네트워크 채널을 활성화해야 한다. 그래서 조직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는 고령 인력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고 긍정적인 인식을 확산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은 인적 자원의 특성, 근무 환경, 업종, 사내 분위기 등 기업 내 전반적인 요소들을 고려하여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령화 사회에서도 지속 가능한 인사관리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사회 트렌드 및 기술 변화에 민감하여, 창의적 아이디어나 신기술 창출을 경쟁우위로 하는 조직에서는 신세대를 중심으로 조직을 설계하는 것이 요구된다. 그러나 오랜 숙련 과정이 필요하고, 축적된 경험과 안정성이 중시되는 조직에서는 고령 근로자를 고려하여 직무 환경을 재설계하는 것이 초고령 사회에서 조직의 성과를 창출하는 데 유리하다.
강세령. (2023). 한국외국어대학교. Global Business & Technology 학부
고은정, 양동훈, & 지형주. (2018). 임금피크제 도입이 기업의 인건비와 노동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경영컨설팅연구, 18(1),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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