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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누리 Nov 20. 2023

동기부여와 공정성의 균형

CJ올리브영 MD 성과급의 한계점과 대안


변동급 중 하나인 성과급은 임직원을 민감하게 만드는 관심의 대상이다. 동기유발에 큰 효과가 있는 보상 체계이긴 하지만, 개인이나 조직의 성과와 직접적으로 연동해 지급하는 방식 때문에 급여의 차별성으로 인한 공정성 이슈가 대두된다. 또한 종업원 간 지급액의 격차가 클 경우 적게 받은 종업원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협업해야 하는 조직 구성원이 오히려 서로 경쟁하게 되어 상호협력을 해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경영진은 성과 보상 체계를 설계할 때 종업원 성과급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직무구조와 조직적 맥락을 포괄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CJ올리브영은 헬스&뷰티 케어 기업으로 국내외 브랜드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수입 과자 등을 판매한다. 해당 시장에서 상당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 방문한 외국인들에게는 필수 관광코스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외국인들의 호응을 바탕으로 올리브영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로의 사업 확장을 진행 중이다. 특히 인기가 많은 자체 브랜드의 상품으로 아랍에미리트를 거점 삼아 중동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외에도 CJ올리브영의 화장품은 동남아,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끌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올해 초, 임직원 성과급을 직무에 따라 차등적으로 지급했다. 상품 생애주기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성과 창출의 핵심 직무인 MD는 기본급의 80~160%까지 특별성과급을 지급받았다. 기타사업부 소속의 종업원은 기본급의 20~40% 수준인 성과급을 지급받았다. 이렇게 차별적인 변동급을 지급한 이유는 CJ의 경영 비전과 관련 있다. 2021년, 이재현 CJ 회장은 기업 중기 비전 발표식에서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은 인재’임을 강조하며 ‘다양한 기회와 공정한 경쟁을 통해 다른 기업에서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보상을 받고, 조직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겠다’고 선포했다. 즉, MD에게 차별적으로 지급한 높은 성과급은 유능한 인재를 유인하고 조직 내에 유지하기 위한 인사 기능상의 전략이었다.




동시에 CJ 회장의 경영 비전은 조직생명주기와 연동하여 이해될 때, 차별화된 높은 성과급의 필요성을 더욱 강화한다. CJ올리브영은 최근 10년 사이 꾸준히 매출이 증대되고 있는 기업으로서, 조직생명주기의 성장기에 속한다. 2020년 연 매출 1조 원이었던 CJ올리브영은 2021년 2조 원을 돌파했다. 22년도에도 꾸준히 매출액이 상승했으며, 올해는 3조 원 이상이 찍힐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외의 지표도 긍정적이다. 매장 수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는 점이다. 현재 기업공개를 앞둔 만큼 CJ올리브영의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CJ올리브영은 조직생애주기 상 성장기 단계에 있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이 일관성 있는 보상 전략이 된다.




또한 상품의 생과 사를 함께하는 MD 직무의 역할은 화장품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CJ올리브영에서 핵심적이다. 따라서 이 직무에 최고 수준의 인적자원을 채용하고, 조직 내에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적자원 보상의 선도전략을 취해야 한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메이크업·화장품’ 분야의 앱 중 올리브영의 사용자 수 점유율은 75.93%로 업계 1위이다. 2위인 ‘화해’와 상당한 점유율 격차를 내고 있다. 즉, 차별화된 높은 수준의 금전적 보상을 통해 유능한 MD 인력을 확보하고 이탈을 방지함으로써 꾸준히 시장을 장악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MD가 받은 성과급과 기타 직무 종업원이 받은 성과급의 상대적 격차는 MD 외 조직 구성원들의 불만을 살 수 있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직무별 성과급 차등 지급이 결정되고 MD를 제외한 기타 직군에 속한 종업원들의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MD가 갑인 회사’, ‘성과급 차이가 심하면 사내 갈등만 불거진다.’, ‘일할 의욕이 싹 떨어진다.’ 등의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한편으로 MD의 퇴사율 상승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시행한 제도라는 의견도 나왔다. 차등적으로 성과급을 지급할 경우 신중해야 하는 이유이다.




CJ올리브영이 처한 경영 환경과 전사적 전략 및 HR 보상 전략만 놓고 보면 여타 직무보다 MD에게 더 높은 성과급을 지급한 방식이 잘못된 방향은 아니다. 올리브영은 ‘조직 내 구성원 간의 화합’과 ‘MD의 동기부여’ 중에 후자를 선택한 것뿐이다. 현재 CJ올리브영의 보상 체계는 HR 보상 원칙 3요소 중 ‘기업 경쟁력’과 ‘전략적 적합성’ 측면에 부합한다. 하지만 마지막 요소인 공정성 측면에서 볼 때, 특정 직무에 편중된 성과급에 대해 내부 종업원들은 불만을 가질 수 있다. 따라서 CJ올리브영은 비 MD 종업원들의 불만을 의식하고 현재 취하고 있는 보상 체계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




학계에서는 차별적 성과급제가 동기부여 기제가 되기 때문에 종업원의 업무 효율을 높인다는 주장에 대한 반대 입장이 존재한다. 행동경제학자 댄 애리얼리는 이스라엘의 인텔 공장 직원을 3개의 그룹으로 나누고 각자 다른 성과 보상에 대한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보냈다. 첫 번째 그룹은 생산 실적이 좋으면 30달러를 받는다는 메일을 받았다. 두 번째 그룹에게는 피자를 주겠다고 했고, 세 번째 그룹에는 관리자의 칭찬과 격려가 담긴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단기적으로 금전적 보상과 피자는 동기부여 기제가 되어 생산성 향상 효과를 발휘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직원들의 생산성이 하락했다. 하지만 칭찬과 격려를 들은 직원들은 동일한 기간에 극적인 성장은 없었지만, 꾸준히 생산성이 증가했다.




댄 애리얼리는 금전적 보상은 동기부여 요인이면서 동시에 스트레스 요인이라고 주장한다. 과도한 성과급은 오히려 다음에도 동일한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스트레스로 종업원에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과도한 금전적 보상보다는 동료애, 책임감, 헌신과 같은 사회적 가치로도 성과에 대해 보상을 해줄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는 금전적 보상과 같은 외적 동기부여보다 개인의 내재적 동기부여가 더욱 중요할 수 있다.


CJ올리브영은 MD의 동기부여를 위해 조직의 화합을 어느 정도 포기한 것인데, 장기적으로 봤을 때 현재 성과급제는 오히려 조직의 화합만 상실하고 동기부여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지금 CJ올리브영은 금전적 보상의 영역뿐만 아니라, 종업원의 내적 자부심을 높이는 회사,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가 있는 회사가 되기 위해서 어떤 인적자원관리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김요한. (2023). 한국외국어대학교. 융합인재학과.


권석균, 이병철, & 양재완. (2021),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인적자원관리. 도서출판 시대가치.


CJ올리브영, 최대 규모 특별성과급 지급에도 직원들 불만 고조…왜?, 김진희, 뉴스1, 2023/01/26.


통장에 8000만원 꽂혔다? 화끈한 ‘성과급’에 난리 난 직원들, 이영기, 헤럴드경제, 2023/01/30.


CJ올리브영, 자체 브랜드 앞세워 해외시장 공략 나선다, 장지영, 아시아투데이, 2023/05/16.


'견제'받는 CJ올리브영, 분기 매출 1조 눈앞, 안준형, 비즈워치, 2023/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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