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을 동기부여 할 수 있는 보상의 종류에는 임금과 복리후생이 있다. 복리후생은 고용주가 종업원이 안정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4대 보험이나 의료 서비스 등과 같은 간접적인 보상을 말한다. 조직에 따라 복리후생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식은 각각 다를 수 있으며, 기업의 목적과 문화를 고려하여 종업원과의 소통을 통해 복리후생 제도를 설계한다.
복리후생 제도를 설계하는 첫 번째 단계는 종업원의 욕구를 조사하는 것이다. 설문조사나 회의를 통해 종업원들이 필요로 하는 복리후생 종류를 파악하는 일련의 활동을 하게 된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복리후생 제도의 수혜자를 정의한다.
마지막, 비용 통제 단계에서는 복리후생 제도에 따르는 비용의 규모를 예측한다. 종업원이 다양한 복리후생 프로그램을 선별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수혜자에 따른 복리후생 예산을 수립하여 실행해야 한다.
임금은 전통적으로 매우 중요한 동기부여 요인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임금만큼이나 복리후생을중요한 동기 요인으로 간주하고 있다. 잘 설계된 복리후생은 종업원의 생활 안정에 도움 된다. 이는 결과적으로 종업원이 회사에서 자신의 업무에 집중하여 고성과를 낼 수 있는 환경이 되어 주기 때문에 조직성과 향상에 기여한다.
또한 만족스러운 복리후생 제도는 노동 시장에서 해당 조직에 대한 긍정적 평판을 형성하기 위한 선행 요인이 된다. 복리후생 제도에 대한 우호적 평판을 가진 기업은 인재 확보에 더 유리하다. 사회 전반에서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유지하고 삶의 기본 요소를 충족시키려는 욕구가 강화되면서, 복리후생 제도에 대한 이해관계자의 요구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기업은 이러한 흐름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복리후생 제도 운영의 기본적 원리는 자격주의(entitlement-oriented) 보상철학에 기반하고 있다. 조직 구성원들의 직급이나 성과와 관계없이 모두에게 동등한 복리후생을 제공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한다. 자격주의 복리후생 원칙에 의거, 조직 구성원들은 조직에 대한 기여 수준과 상관없이 동일한 혜택을 받을 권리가 있다.
그러나 사회의 변화에 따라 혜택을 받는 대상자의 수가 줄어들거나 복리후생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새롭게 등장하게 된 것이 비혼 지원금 제도이다. 비혼, 딩크족, 1인 가구 등 가족 구성원의 형태가 다양해짐에 따라 기업들은 혼인 여부나 가구의 형태와 상관없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복지를 늘리거나, 비혼자를 대상으로 하는 특정 복리후생 제도를 도입하게 되었다.
LG유플러스는 다양한 사회 변화에 대응하고, 개인의 가치관을 중시하는 MZ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에 발맞추기 위해 올해 비혼 지원금 제도를 신설했다. 비혼을 선언한 직원에게 기본급 100%와 특별 유급휴가 5일을 지급하는 복리후생이다. 이것은 혼인 한 직원에게 제공하는 혜택과 동일하다. 비혼 지원금 대상은 근속 기간 5년 이상 직원 중 만 38세 이상이다. 별도 확인 절차는 없고, 사내 경조 게시판에 본인의 비혼 결정과 관련된 간단한 메시지를 남기면 지원금이 지급된다. 비혼 지원금은 사회 변화에 적극 대응함으로써 임직원 만족도를 높이는 선도적 복리후생 제도일 수 있다. 종업원들은 이 제도를 무척이나 환영했다고 한다.
그러나 비혼 지원 제도가 비혼을 장려한다는 사회적 논란이 일기도 하였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측은 비혼 지원금이 비혼을 장려하는 의미보다는, 비혼과 결혼에 대한 구성원의 자발적 의사에 대한 존중이 담겨있는 복리후생 제도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LG유플러스는 높은 사회적 지위 때문에 도덕적 차원의 사회적 책임으로부터 마냥 자유로울 수만은 없다. LG유플러스는 LG그룹 소속으로 국내 5대 그룹(삼성, SK, 현대차, LG, 롯데)에 속한다.
신제도 이론의 동형화 현상에 비추어볼 때, LG유플러스가 시도한 비혼 지원금에 대한 반응과 피드백이 긍정적일 경우 다른 주요 기업들도 해당 제도를 도입할 가능성이 커진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이 제도를 도입한다면, 중소기업들 또한 제도를 따라 하게 될 것이고 이는 곧 비혼을 부추기는 분위기로 이어질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가장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안고 있으며,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사회적 책임이 큰 대기업임에도 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자사 임직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비혼 지원 제도를 도입하였다. 기업의 지위에 따르는 사회적 책임과 도덕성을 고려하여 제도를 만든 것이 아니라 사회적 유행에 편승한 것으로만 보인다. 사회적 흐름을 반영하는 것은 좋으나, 그것이 꼭 ‘비혼’일 필요가 있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
기혼 종업원에게 혜택이 집중된 것이 문제라면, 핵가족을 중심으로 시행돼 왔던 기존의 복지 제도를 재설계하거나 미혼종업원에 대한 혜택을 신설하는 것이 좋은 해결책이 된다. 5대 기업에 속하는 롯데그룹의 롯데제과는 작년 12월부터 기혼자에게 주는 선물 제공 복지를 없애고 혼인 여부와 상관없이 모두가 동등한 복지를 누릴 수 있도록 신용카드사와 연계하여 직원 복지 카드를 발급하였다. 그리고 복지 포인트를 기존보다 많이 지급했다.
한편, 신한은행의 경우 2020년부터 욜로(YOLO)비를 지급하고 있다. 기혼 종업원에게 매년 결혼기념일마다 지급했던 10만원과 동일한 금액을 미혼 종업원의 매 생일마다 지급하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건강 검진 대상도 기존에 ‘본인과 배우자 1인’으로 돼 있던 것을 ‘본인과 가족 1인’으로 변경했다. 미혼인 경우, 배우자 대신 부모나 형제와 함께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게 개선 한 것이다.
기업의 복리후생 제도는 보편적이어야 하며 소외되는 종업원이 없도록 동등하게 제공해야 한다. 복리후생 제도를 설계 및 시행할 때는 기업의 사회적 지위와 특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하며, 기업 내 종업원 및 노조와 소통해야 한다. 무조건 타 기업을 따라 하기보다는 해당 조직에 적합한 복리후생 제도를 만들어갈 때, 기업의 경쟁력이 강화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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