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찾사의 '사랑노래 '
어젯밤엔
왠지
이 노래가 부르고 싶었습니다.
노찾사의 사랑노래.
오랜만에 우리나라로 출장을 왔어요.
어제 송도에서 낮에 길을 가는데 허리가 조금 구부정한 80대로 보이는 할머니께서 저에게 길을 물으시더군요.
머리카락은 흰빛과 회색빛이 섞여 있었고 얼굴은 맑고 온화해 보이시는 분이셨답니다.
"쌍둥이 건물 어딘지 아세요?"
할머니께서 도움을 바라는 눈빛으로 조심스레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송도 지리를 몰라서
"저도 처음이라 잘 모르겠어요. 죄송해요"
라고 대답했어요.
할머니께서 어디 친척집이라도 방문하시러 오셨나보다 생각했어요.
그때 젊은 사람들이 지나가더군요.
길을 물었어요.
쌍둥이 건물이 어디에 있는지.
몇 분이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우뚱하고 지나갔어요.
마지막으로 어떤 젊은 안경 쓴 여자분이 혹시 삼둥이 아파트를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냐고 하더군요.
할머니를 쳐다보며 여쭈었죠.
할머니는 그제야
맞는 것 같다며 눈을 반짝이셨죠.
그 젊은 여인과 저는 할머니를 모시고 삼둥이 아파트쪽으로 걸어갔어요.
제가 할머니께 근처에 가시면 어딘지 찾으실 수 있냐고 하자 할머니가 대답하셨어요.
"거기가 우리집인데.."
전 그 말씀을 듣고
그만 눈에 눈물이 와락 고였습니다...
햇살이 눈부신 한낮의 길가에서 말이죠.
할머니의 모습에서
저의 돌아가신 외할머니 얼굴을 잠시 엿보았고 제 어머니의 모습도 잠시 겹쳐 보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의 모습도 함께.
할머니는 빌딩들이 늘어서 있는 이 신도시 거리를 거닐고 계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