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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드레아 Feb 06. 2018

어쩔 뻔했니?

18년 만의 예기치 못한 만남과 인연


출장을 다녀와서 주말에 집에서 쉬고 첫 출근을 했다. 

그 며칠 사이에 사무실 식구가 늘었다.

출장을 가기 전 비어 있던 자리마다

새로운 명패가 붙어 있었다. 


이윽고 사람들이 한둘 씩 출근을 하고 자리에 앉는다.

왼쪽에 앉은 청년과 인사를 하고

오른쪽에 앉은 대리와도 통성명을 나눈다.

칸막이를 마주 하고 있는 반대편 사람과도 인사를 나누는데

웬걸 어떤 여자분이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본다.


" 혹시 저 아시겠어요? "

" 앗! 희선아! 네가 여기 왜 있는 거야? "


대학을 졸업하고 18년이 지난 오늘

사무실에서

그것도 이직한 지 두 달도 안 되는 회사에서

동아리 후배를 만난 것이다.

동료로서.


이따금 그 동아리를 생각하곤 했고

이따금 동아리 사람들을 떠 올렸다.

그도 나와 나이차가 많지 않았고

당시에는 퍽이나 가까운 사이였다.


살다 보니 연락이 닿질 않았고

그러다 보니 가끔 떠 올리는 풋풋했던 시절 속의

한 캐릭터로 남아 있던 그다.



삶은 이렇다.

멍하니 무방비 상태일 때

나에게 무언가 툭 던지고 지나간다.


여행을 가면

삶의 신기한 구석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렇게 반복되는 일상 가운데에서도

삶은 그 묘하고 놀라운 위트를 부리는 것이다.


내게 사람은 상처를 주는 존재일 때가 있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경우에

축복이며 살아갈 이유가 되는 걸 느낀다.



어쩔 뻔했니?
우리가 악연이었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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