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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드레아 Dec 10. 2018

이래서 감사한 걸 잊지 않았으면

이래서 감사한 걸 잊지 않았으면


 실업 급여 대신 직장을 다시 찾아 월급으로 가족들과 살아갈 수 있어 너무 감사합니다.


 딸의 졸업식에 초대받았고, 다시 그립고 사무치는 딸과 만나 소식을 주고받을 수 있음에 가슴으로 감사합니다.


 아픔에 잠들기조차 어려웠던 어머니가 다시 건강을 회복하고 평온한 일상을 보내심에 깊이 감사합니다.


 불투명한 미래와 먹고사는 걱정에 고민하고 괴로워하던 저를 늘 무조건적으로 지지하고 응원하며 기도로 함께 해 준 친구들이 곁에 있음에 고개 숙여 감사합니다.


 스트레스를 마음껏 풀도록 운동할 수 있음에, 불규칙한 일상에도 성가대에서 노래할 수 있음에, 언제라도 마음에 넘치는 목소리와 생각을 글로 표현할 수 있음에 새삼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어리석은 판단으로 경제적인 손해를 입고 속앓이를 할 때 조언을 해 주는 사람이 있고, 문제를 조금씩 풀어나갈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타인의 아픔과 절망에 무감각해지지 않고 관심을 기울이도록 어리석은 저에게 깨달음의 때를 지나게 해 주심에 감사합니다.


 흐린 날씨와 햇볕 찬란한 날씨를 번갈아 만나 아무 이유 없이 행복해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안경은 꼈지만 멋진 풍경을 선명하게 볼 수 있어서 때때로 너무 감사합니다.


 역마살 낀 듯 여기저기 다니며 살았지만, 스스로는 벗어날 수 없는 한계를 그렇게 서로 다른 환경을 접하며 벗어나고 시야를 넓힐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종종 감사할 일을 까마득하게 잊고, 힘들어하고 아파하고 불평하며 지낼 테지만, 때때로 친구의 입을 통해, 영화를 통해, 책을 통해, 사소한 기사 이야기를 통해 혹은 문득문득 갑자기 감사한 마음이 안으로부터 피어올라, 이 이해하기 어려운 삶에 대해 감사하며 지낼 수 있게 해 주실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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