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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드레아 Aug 07. 2019

수다

수다의 위험

사람을 쉽게 믿는 자는 마음이 경박하다.

죄짓는 자는 자신을 거스르게 되리라.

악을 즐기는 자는 단죄받고

쾌락에 맞서는 이는 제 인생에 월계관을 씌우리라.

혀를 절제하는 이는 갈등 없이 살고

뜬소문을 싫어하는 이는 잘못을 덜 저지르리라.

절대로 말을 옮기지 마라.

아무것도 잃는 것이 없으리라.

친구와도 원수와도 이야기하지 마라.

죄가 되지 않는 한 내보이지 마라.

네 말을 들은 이가 너를 경계하고

때로는 너를 미워할 것이다.

어떤 말을 들었으면 죽을 때까지 묻어 두어라.

용기를 가져라. 그 말이 결코 터져 나오지는 않으리라.

어리석은 자는 들은 말 때문에

아이 낳는 여자처럼 진통을 겪으리라.

어리석은 자의 배 속에 든 말은

사람의 넓적다리에 박힌 화살과 같다.

- 집회서 19장 4~12절 -


천성적으로 말하기를 즐겨합니다.

좋은 사람들과 수다 떠는 걸 즐거워합니다.

그런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현자들은 말을 삼가라 합니다.

성서에도 그렇게 나와 있습니다.


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침묵을 지키는 것도

말을 아끼고 진중하게 있는 것도

경험해 보니 참 좋기는 합니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들과 만나서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할 수는 없잖아요.


용기가 필요합니다.

항상 상대의 말에 적극적으로 맞장구칠 필요는 없습니다.

훈련이 필요합니다.

상대가 어떤 의견을 말했을 때

즉각적으로 반응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나는 늘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편이네요.

특히,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무언가 의견을 꺼내면

가급적 그 의견에 동조하거나 맞장구를 쳐 주려 합니다.

여기서 나의 갈등이 생겨납니다.


좋은 사람과 만났을 때에

남에 대해 말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남의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과 교유하면

나 자신도 그렇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그 사람과의 만남을 끊을 수 없다면

그 사람과 나 자신을 위해서

단호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쉽게 누군가를 평가하지 않도록

내 혀를 묶어두어야 합니다.


알아둘 게 있는데,

내가 누군가와 만나 어떤 사람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그 이야기의 효과는 그 어떤 사람에만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상대는 그 이야기를 전한 나를 평가하게 될 것입니다.

어쩌면 그는 나를 더 이상 믿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알고 있습니다.

내가 그동안 끝도 없는 수다를 떨면서

말로 얼마나 많은 잘못을 저질렀는지.


사람들과 만나서

침묵하고 듣기만 하는 사람은 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나 말을 하더라도

남의 말을 하지 않고

이야기를 옮기지 않으려는 의지를 키우고 싶습니다.


사람을 좋아합니다.

맛있는 음식과 차를 나누며

담소를 즐기는 일은

삶의 커다란 행복입니다.

이런 행복을 누리면서도

내 마음이 평온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죄를 짓는 말을 하지 않도록

늘 깨어 있어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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