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죄를 읽는 남자 2편

시작인가...

by 안드레아
불행은 예기치 않은 곳에서


불과 이틀 전까지 봉오리만 보였던 벚나무들이었다. 어제 금요일에는 정신없이 일하느라 퇴근이 늦어져 보지 못했다. 피곤했기에 주말인 오늘 좀 늦잠을 자고 싶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몸은 피곤한데 눈은 알람이 울리기 전에 떠졌다. 아마도 몸알람이 울렸나 보다. 아니면 아침 햇살이 비쳐든 때문인지도.


약간 피곤하지만 몸을 일으켰다. 간단히 씻고 나니 배가 고팠다. 뭔가 산뜻한 걸 먹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30분 정도 걸리지만 고쿠라에 가서 브런치를 먹기로 했다. 바다인지 강줄기인지 모를 지류를 사이에 두고 옛 성과 NHK방송국 건물을 마주하고 있는 Tularis 커피점에 가기로 결정하고 차를 몰았다.


켄타로의 집에서 고쿠라까지 가는 길은 여러 루트가 있지만 그가 제일 선호하는 길은 와카토 다리를 건너는 것이다. 그 다리를 건너면 이른바 신일본 3대 야경이라 불리는 경치를 볼 수 있다. 물론 지금은 아침이라 야경은 아니지만 대신 찬란한 햇살 아래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멋진 풍경을 보며 드라이브할 수 있으리라.

보통 이 도시에서 차를 몰면 일반 도로는 50~60km 정도 속도로 주행해야 한다. 하지만 속도감을 조금 즐기는 그는 보통 80~100km로 차를 몰며 조심조심 운전하는 경차들을 휙휙 지나치며 살짝 쾌감을 느낀다. 20분 정도 지나자 드디어 와카토 다리 톨게이트가 보인다. 이곳은 지나는 차마다 약간의 요금을 징수하고 있다.


100엔짜리 동전을 꺼내 톨게이트 근무 직원에게 내민다. 차를 다시 출발해서 나가는데 방금 전 돈을 낼 때 차를 너무 오른쪽으로 붙였는지 오른쪽 앞바퀴가 측면 시멘트 구조물에 닿았다. 그는 급정거를 했고 차의 방향을 살짝 왼쪽으로 틀어 주행을 다시 시작했다. 그 찰나 뒤에서 크랙션이 빵 하고 울렸다.


켄타로는 다시 브레이크를 살짝 밟으며 뒤를 쳐다보았다. 50대 중반으로 보이는 작업복 차림의 모자를 쓴 운전자가 그를 노려 보았다. 그리고 한 번 더 경적을 울렸다. 빠~~앙!! 두 번째 경적이 울리는 그 순간 그는 온몸의 근육이 경직되고 몸속에 아드레날린이 펌프질되어 퍼져 나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톨게이트를 빠져나가자마자 차를 오른쪽 공간에 잠시 정차했다. 경적을 울린 뒤차가 켄타로의 차를 지나가고 있었고 그 작업복 50대의 입에서는 욕지거리로 보이는 말들이 튀어나오고 있었다. 켄타로는 그 즉시 차를 몰아 지나친 차의 뒤를 바싹 쫓았다. 그리고 곧바로 크랙션을 빠앙 울렸다.


작업복 50대의 차가 급브레이크를 밟는다. 켄타로도 순간 급정거를 시도한다. 0.01초의 판단으로 켄타로는 차에서 내리면 안 될 것임을 직감하고 방향을 틀어 앞차를 지나 달아나기 시작했다.


격전이 시작됐다.


켄타로는 차에서 내리면 싸움이 시작될 것이고 비록 상대가 50대이긴 하나 작업복 차림의 그 사내의 분위기로 볼 때 여간 거친 타입이 아닐 것 같다고 생각했다. 힘으로만 하면 결코 밀리지 않을 체구였고 30대의 젊은 그였지만 실전 주먹싸움은 자신이 없었다.


80km, 90km, 120km, 140km, 150km.....


부리나케 달아나던 그는 멀찌감치 삼거리에서 교통신호가 황색으로 바뀌는 걸 보았다. 적색 신호로 바뀌기 전 건널목을 지나치고 싶었으나 아슬아슬했다.


끼이익...!


켄타로는 직진을 선택하지 않고 삼거리에서 핸들을 오른쪽으로 급하게 꺾었다. 비록 미리 브레이크를 걸었지만 차가 오른쪽으로 회전하는 순간 속도를 충분히 줄이지 못했다.


쓔우우우욱...우당탕탕탕.....쿵 쿵 쿠궁..


켄타로가 탄 차는 속도감을 이기지 못하고 왼쪽으로 뒤집어지면서 인도를 지나 안쪽 풀숲더미까지 몇 번을 굴러가서야 멈추었다.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차가 마지막에 바로 섰다.



(3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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