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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드레아 Jun 07. 2022

논뷰 카페 아프리카커피앤초컬릿

전주 전미점

서울서 출발할 때만 해도 비님은 보이질 않았다.
전주까지 약 3시간이 걸리는 걸로 나왔다.


고속도로를 남으로 달려 부지런히 차를 몰았는데, 천안 즈음하여 빗발이 차창을 때리기 시작했다.

유월 날씨 치고는 꽤나 서늘하다 느끼며 뭔가 덤으로 선물을 받은 느낌이 들었다.


첫 목적지는 오월 제주도로 가던 비행기 안에서 보았던 책자에 소개되었던 '백일몽'이라는 카페였다.

제법 긴 운전이 끝나고 목적지에 도달했을 때 보여야 할 간판이 보이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카페에 대한 배경지식이라고는 책자의 간단한 소개와 주소뿐이었는데, 막상 그곳은 기대와는 달리 조금 번화한 동네였다. 지방의 카페에는 차를 쉽게 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안이했다는 것 또한 깨달았다. 주차할 곳을 찾아 목적지 근처를 두 바퀴 정도 빙빙 돈 후에야 유료 주차장에 차를 세울 수 있었다.


걸어서 3분 정도 걸리는 백일몽 카페의 주소지에 다다랐는데, 역시나 카페는 그 자리에 없었다. 소개 자료에 2층이라 되어 있었기 때문에, 건물 2층을 올려다보니 하얀 커튼이 드리워져 있었고, 카페 인테리어의 흔적이 얼핏 엿보이는 것이 전부였다.


화장실이 가고 싶어졌다. 아무 건물이나 들어갈 수도 있었지만, 차라리 숙소를 정하고 짐을 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곳은 전주 영화제작소가 있는 거리였는데, 근처에 전주영화호텔이라는 곳이 보여 예약도 없이 들어갔다. 호텔 로비에는 카운터의 호텔 직원 한 명을 제외하고 아무도 없었다. 널찍한 로비 공간 벽면에는 그림들이 걸려 있었고, 비가 오는 날씨의 흐릿한 기운과 텅 빈 공간이 마음을 가라앉게 했다.  


재빨리 여장을 풀고 날이 어둑해지기 전에 목적지를 변경해 차를 몰았다. 지인의 추천으로 '논뷰'가 좋다는 카페에 들르기로 마음먹었다. '논 View'라니...  웃음이 나왔다.


카페 이름이 좀 길었다. 아프리카커피앤초콜릿.

다행히 주차장이 넓었다. 마음 편하게 차를 대고 1층에서 커피를 주문했는데 지인에게 들었던 '논뷰'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따뜻하게 머그컵에 담긴 라테를 들고서 카페 2층에 오르고서야 실체가 드러났는데.


하!


'논View 카페'란


바로 이런 것이로구나!


눈으로 후욱! 하고 순식간에 들어오는 초록의 풍경.


마음에 쏙 들었다.

갑자기 쉬고 있던 글쓰기에 대한 욕구가 일었다.

외딴곳에서 맞닥트린 생소한 카페의 풍경이

최근에는 느껴 보지 못한 에너지를 채워 주고 있었다.


어딘가가 뻥 뚫려버린 마음이

이곳에서 슬며시 닫힐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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