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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드레아 Apr 27. 2016

어제 만난 그분 1편

내가 가지 못하자 나를 찾아오셨다.

 

 

  서울 출장을 위해 이른 아침을 달려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했다. 두 시간 전 티케팅을 하려고 수속카운터로 들어가려 하는데 입구가 막혀 있다. 전광판 안내를 살폈다. 


"Cancelled"


  진에어 카운터로 달려가 이게 대체 어찌된 일이냐고 통지도 제대로 못 받았다고 하소연했다. 매니저로 보이는 분이 머리를 조아리며 연신 죄송하다고 지진으로 인해 비행기 시간이 변경되었다고 했다.


  다음 비행기가 저녁이나 되어야 뜬다는 말에 한숨이 푹 나오고 머릿속이 엉킨 실타래가 되어 버렸다.


  예약확인서를 꺼내어 수속 직원에게 주려는 순간.

앜!!

제주에어.


  진에어가 아니라 제주에어였다. 내가 예약한 항공사가.


  진에어 매니저와 직원에게 바로 고개 숙였다. 정말 미안하다, 내가 잘못 봤다, 며칠 전 진에어를 타고 와서 헷갈렸나보다, 진짜 실수다 등등 온갖 말로 그 낯 뜨거운 곳을 피해 제주항공 카운터로 도망갔다.


  속으로 그 사람들한테 심하게 대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라 생각했다.


  제주항공 카운터


 "방금 진에어 카운터로 잘못 갔는데 지진 때문에 취소됐다고 해서 어찌나 놀랐는지 몰라요. 9시25분 비행기입니다. 여기 여권이요."

제주항공 카운터 일본 여직원에게 방금 전 해프닝을 얘기하며 여권과 예약확인서를 내밀었다.


  순간. 아주 짧은 순간. 묘한 바람이 우리 사이를 순식간에 스쳐 지나갔다.


  "손님, 정말 죄송하게 되었습니다만 저희 비행기도 지진으로 취소되었습니다."


  빙글빙글.......

  아놔......

  이건 정말 말로 표현하기도 힘든....


 (2편에서 계속)

키타큐슈 온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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