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3막을 위한 마무리와 준비 계획
마흔 살 생일이 지나고부터였던 것 같다. 나는 언제까지 일할 것 인가? 내가 언제까지 일할 수 있을 것인가? 이런 질문들이 마음속에서 조금씩 솟아나던 시기가…
때로는 내 능력이나 노력보다도 더 많은 인정과 혜택을 받아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하면서 자존감에 상처를 받았던 수많은 순간들, 어려운 인간관계로 밤잠을 설치며 마음 고생했던 또 많은 날들에 나 스스로 무너져 내리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붙잡을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렇게 나는 ’ 조기은퇴‘를 꿈꾸기 시작했다. 직장생활 27년 차 내 나이 만 51세, 이미 ’제대로 된‘ 조기는 물 건너갔지만 나는 여전히 꿈을 꾸고 있다. 만 55세 생일 이전에 은퇴하기. 구체적으로는, 정확히 직장생활 30년을 채우게 되는 2027년 3월 말자로 퇴직하고 인생 3막을 시작하기. 많은 이들이 그렇게 정의하지만, 여기서 내가 말하는 은퇴는 물론 ‘매일 정시에 출근하는 삶으로부터의 졸업’이다. 은퇴 이후 풍족한 시간을 자유로이 활용하면서 조금이라도 용돈을 벌 수 있는 일을 계속할 예정인데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과 주변이 필요로 하는 일을 잘 연결시켜 어떻게든 소소하게 무언가를 해 보는 게 목표이다.
지난 수년간 경제적인 부분을 중심으로 준비를 해왔지만, 특히 지금부터 3년 반 남은 이 기간이 골든타임이기에 구체적인 실행계획들을 하나씩 실천해 나가려 한다. 내가 생각하는 은퇴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들을 정리해 보고, 은퇴 이후 삶에 대해서도 간단히 그려보려 한다. 다만, 은퇴자금 등에 대해서는 별도로 구체적인 목표와 운용계획을 가지고 진행해 오고 있기에 여기서는 재정 외적인 부분에만 집중하고자 한다.
55세 이전 은퇴를 위한 실행계획 리스트
은퇴 이후 세금 및 건보료 등에 대해 명확히 이해하기 (대충은 안다고 할 수 있지만, 최선의 절세/비용절감 방법 철저히 숙지해 두기)
동영상 편집 기술 배우기 (혹시 모르니)
음식 관련 자격증 하나 따기 (와인 또는 사케 소믈리에 or 한식 또는 일식 조리장)
주 4일 꾸준히 운동하기 (지금처럼)
주변의 인관관계를 재정비하기 (끊고 유지하고 강화하기)
은퇴 이후 프리랜스로 주 2-3회 할 수 있는 일 찾기 (1인기업 컨설턴트 되기)
부업으로 월 40-50만 원 정도 돈벌이를 할 수 있는 나 만의 콘텐츠/스킬 장착하기 (경제적인 목적보다 약간의 성취감을 유지하기 위하여)
꾸준히 글 쓰고 기록하기 (은퇴 이후 풍족한 시간에 나를 돌아보며 항상심 유지하는 삶을 위하여)
은퇴 이후 1년 이내에 (자비) 출판하기 위한 글 및 사진 정리 (조촐하게 가족 및 친구들과 은퇴파티를 열어 기념품으로 증정 예정)
무슨 일이 있어도 남은 3년 반 회사에서 잘 버티기 (결국 나를 내려놓기)
55세 은퇴 이후 나의 예상(목표?) 생활계획표
은퇴 후 최소 6개월에서 1년간은 여행 및 해외 한달살이
(이후) 주 2-3일은 하루 4~8시간 경제활동에 종사
일하지 않는 날의 루틴: 독서, 글쓰기, 운동, 집안일 등 (한 달에 한두 번은 성당 자원봉사)
(wish list) 도서관 알바 또는 봉사활동
가족과의 시간을 최우선하고, 다음은 나만의 시간, 그 외 친구나 옛 동료들과의 만남은 1주일 1회 정도
60세 이전에 여행한 나라 30개 채우기 (현재 16개)
써 놓고 보니 별거 아니라면 별거 아닐 수도 있고, 이 조차도 누군가에는 사치로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기장이 아닌 브런치에 글을 쓰는 순간 내 글이 소수의 누군가에게 읽힐 터이기에 항상 내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글로 전부 옮기는 데 한계를 느낀다. 조기은퇴를 꿈꾸고 실천해 나가는 입장에서 솔직히는 내가 누군가에게 정보나 경험을 나눠줄 만큼의 입장은 안되기에, 여기에 기록하는 글들은 어디까지나 내가 스스로에게 건네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으며 오늘도 나는 오랫동안 소망해 온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공부하고 준비하며 마음을 다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