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친구와 나는 대학에서 만나 많은 추억을 공유했다. 우리는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며 신뢰를 쌓아왔다.
하지만 최근에 이 친구가 연애를 시작하면서 우리의 관계가 조금씩 변해갔다. 그러던 어느 날의 저녁, 친구로부터 갑자기 연락이 온 적이 있었다.
내가 답장을 하자, 이 친구는 무심코 한마디를 던졌다. "요즘 만나는 남자는 없니? 연애할 나이인데 남자 좀 만나!"라고 마치 나의 선택을 평가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나의 안부를 묻는 듯 그 말을 건넸으나, 그 말은 마치 차가운 바람이 내 마음을 스치고 지나가는 듯, 서늘한 기분이 들었다. 오랜 친구가 내 선택을 평가하는 것 같아 서운함이 느껴졌다.
이 친구는 내가 대학에서 겪은 일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친구다. 내가 어떤 사람을 좋아하는지, 관심 있는 이성에게 어떤 행동을 하는지 모두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이 친구는 나에게 연애를 강요하고 평가하며, 지나치게 간섭하는 행동을 보였다. 어쩌면 나의 감정이나 상황을 이해하지 않으려 했던 것일까? 솔직하게 내 마음을 털어놓았지만, 그 친구는 여전히 같은 태도를 반복했다.
예전에 소개팅해준다고 했을 때, 거절한 적이 있다.
"그때 왜 그렇게 행동했어?"
라고 핀잔을 주며 나의 결정을 비판했다. 남자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기만 해도 "남친 생겼어?"라며 지나치게 궁금했다. 이러한 간섭은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고, 내 사생활이 침해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평소에도 문제가 있었지만, 나는 친구의 성격으로 치부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이번 일은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되었다. 나는 여러 번 이야기하며 내 감정을 전달했지만, 친구는 여전히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이런 적이 한두 번도 아니었으니까.
그날은 친구와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 날이었다. 그 뒤로 우리는 점점 멀어졌다. 그렇게 약 1년이 지난 지금, 나는 나의 정체성을 찾고, 나에게 맞는 관계를 형성하게 되었다. 서로의 기대를 이해하고 상대의 감정을 존중하지 않으면 관계가 멀어진다는 것을 느꼈다. 서로 충돌하거나 부딪힐 때 조각들을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한다. 우리의 관계는 언제든지 부서질 수 있는 유리 조각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가깝고 오래된 사이일수록 어려움도 있다. 처음에는 서로가 낯선 타인이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함께 성장해야 한다. 완벽하지 않아서 아직 미완성인 우리의 관계일지도 모르겠다.
서로의 기대와 감정을 존중하지 않으면, 작은 충돌로 인해 쉽게 깨질 수 있는 취약한 존재다. 우리는 각자의 색깔과 모양을 가진 유리 조각들이지만, 조심스럽게 다루고 서로의 아름다움을 인정할 때, 비로소 하나의 환상적인 예술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서로를 상처 입히며 결국에는 조각들이 흩어져 버릴 것이다. 이러한 상호 존중이 없이는 관계가 무너질 수 있다.
서로의 기대를 조정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 그게 진정한 관계라고 믿는다.
상대의 기대에 맞추는 게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