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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병현 Apr 20. 2020

IQ테스트 만점자들의 리그

코딩하는 공익

  드디어 IQ 시리즈의 마지막 글이다. 사골까지 진득하게 우려먹었다. 이번 글에서는 조금 특이한 IQ 관련 단체들에 대해서 소개하려고 한다. 멘사코리아 회원들이 반길 만한 이야기도 있을 것이다.



  IQ를 주제로 쓸 수 있는 글은 거의 다 적은 것 같다. 오늘 다뤄볼 글은 Paul Coojimans가 제작한 테스트들, Glia Society, 세계천재명부(World Genius Directory), Opal Quest Group 그리고 IQ 테스트 만점자들의 리그에 대해 다뤄보려 한다.


  지겹다고? 미안하다. 필자도 지겹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좋은 글소재가 있는데 아직 국내에 관련 글이 없다. 그럼 선점을 해야지 어쩌겠는가. 지금 몰아서 좌라락 써 두고 두고두고 조회수를 빨아먹을 거다. 이번 글은 사실 두 편으로 쪼갰어도 될 분량인데, 오늘 몰아서 써버리고 다시는 IQ 관련 글에는 관심조차 가지지 않고 싶어서 그냥 한 편으로 작성했다.


Paul Coojimans Test

  Paul Coojimans라는 테스트 디자이너가 있다. 이 분께서는 1994년부터 IQ 테스트를 만들어 온 사람이다. 프로필은 여기에서 볼 수 있다. 본인의 일대기를 시시콜콜하게 기재해 뒀다. 어느 정도냐면, 운전면허를 취득한 년도도 적혀 있으며 '운전면허 시험에 한 번 만에 합격했다.' 라는 문구마저도 적혀 있다. 굉장히 자의식이 강하고, 인정받고 싶어하는 사람이며 음. 할 말이 많지만 하지 않겠다.

  

  여하튼 거의 30년 가까이 IQ테스트를 설계하고 있는 사람이다. 심리학 학위나 정신과 의사 면허 같은 것은 없지만 말이다. 이 사람의 본업은 음악인이다. 특히 기타를 잘 다룬다고. 부족한 전문성을 경력이 대체해서 권위가 생긴 케이스다. 경력도 길고, 워낙 유명하기도 한지라.


  본인의 주장에 따르면 1994년에 최초의 고지능 테스트를 설계해 멘사 저널을 통해 발표했다고 한다. 이 말이 사실이던 아니던 Paul의 영향력은 굉장히 크다. 요즘 돌아다니는 고지능자용 IQ테스트들은 대부분 이 사람이 디자인한 테스트의 영향을 받았으니 말이다.


  여하튼 본인의 주장에 따르면 "고지능자를 위한 IQ테스트" 분야에 이 사람이 남긴 업적이 크다고 할 것이다. 의학계나 심리학계에서 인정하지 않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IQ점수가 난립하게 된 데에도 큰 기여를 했다고 본다. 수 차례 강조하지만 필자는 웩슬러 지능검사 결과만을 신뢰한다.


  이 사람이 만든 IQ검사지들은 아래 링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시험 절차는 아래와 같다.


  1. 마음에 드는 시험을 고른다.

  2. 비용을 납부한다.

  3. 이메일로 시험지가 발송된다.

  4. 열심히 푼다.

  5. 정답을 답장으로 보낸다.

  6. 며칠 뒤 채점 결과가 날아온다.


  그나마 역사도 길고, 인지도도 높다보니 Paul Coojimans의 테스트는 비교적 표준화가 잘 된 통계를 따른다고 생각해 추천한다. 그런데 주의할 게 있다. 답이 마음에 안 들면 맞은 문제가 있어도 0점을 준다.


  시험 응시 당시 문제와 답안을 공개하지 않기로 각서를 썼기에 상세한 답은 공개할 수 없지만, 출제자가 답이 아니라고 인정한 필자의 풀이는 공개해도 되는 것 아닐까. 필자가 생각하기에 명백히 정답인 문제들은 제외하고, 출제자를 골려 볼 생각으로 작성한 답안을 공개한다. 문제는 숫자 배열 맞추기 문제였다.


  

필자의 답변


  이게 뭔 소린가 싶겠다만 일단 대수학적으로 맞는 풀이다. 애초에 숫자 나열 문제는 무수히 많은 해가 존재한다. 이 중 일부를 변수 9개짜리 연립일차방정식으로 치환하여 풀어 본 것이다. 이 외에도 문제의 출제의도를 벗어났지만 논리적으로는 맞는 정답을 여러 건 제공했다. 이렇게 작성된 답안지를 제출했고, 결과는 0점이었다.


안녕하세요, IQ Test 0점입니다


  안녕하세요, IQ테스트에서 0점 맞은 AI석사입니다.


  본인의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느낀 것일까? 아예 0점을 줬다. 이메일로 문의를 넣었지만 답장이 없었다. 하지만 다른 테스트를 구매하겠다는 연락을 넣고 돈을 결제했더니 답장이 왔다. 이전 문의에 대한 답변은 없이, 새로운 테스트만 첨부해서 말이다. 역시 자본주의가 최고지.

  

다른 테스트 결과

  RBMC의 경우 객관식 시험 하나와 논리테스트 하나로 구성됐다. 이 시험 결과는 IQ 155라고. 논리테스트만 떼놓고 보면 IQ 174에 해당하는 결과다. 95점 만점에 93점이거든. 언제는 0점이라더니 언제는 93점이라고 하고. 가장 권위있다는 고지능 테스트도 이렇게 잣대가 왔다갔다 한다.


  가장 어이가 없었던 점은, 시험 결과 보고서를 대충 만든다는 점이다. 맨 아래 줄을 보면 Total Number of Tests Taken by You 라는 문구가 있는데, 저거 4가 아니라 2여야 맞다. 아마 다른 사람의 report 파일을 그대로 불러와 일부만 수정해 필자에게 배송했을텐데, 그 과정에서 수정을 까먹었을 것이다. 이래저래 신뢰도에 의심을 할 만한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aul Coojimans의 시험을 칠 장점이 있다.



Glia Society (IQ >= 146, std15)

  Paul Coojimans가 만든 단체로, Paul이 제작한 테스트를 쳐서 입회할 수 있다. 여기에 입회하기 위한 수단 중에서는 Paul Coojimans의 테스트가 가장 비용이 저렴하다. 일단 IQ를 증명할 수 있는 서류만 있다면 가입은 무료다. 참고로 Glia는 뇌세포의 일종이다.


  여기에 가입하면 Paul이 제작한 모든 테스트들에 무료로 응시할 수 있다. 또한 페이스북 그룹에 초대받는데. 어. 어떤 곳이냐면 회원들이 주로 알쏭달쏭한 퀴즈를 올리고 댓글로 답변하는 형태의 활동이 활발하다. 예시를 첨부한다.


필자도 답을 달아 봤다

  이런 식이다. 필자도 한 번 문제를 출제해 봤다.


필자가 출제한 문제


  아무도 답을 못 맞췄다. 이게 바로 한글의 위대함이다, 이말씀이야 외국인들아. 세종대왕 만세다. 사실 별로 영양가가 있는 곳인지는 아직 모르겠고, Paul의 테스트에 무료로 응시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다. 보통 한 건에 치킨 1~2마리 가격이거든. 그런데 딱히 더 응시할 필요성은 못 느끼고 있다. 또 마음에 안 드는 답변 받으면 0점 줄까봐 신경쓰이기도 하고, Certificate 디자인이 너무 별로다. 글 소재를 뽑은 데 만족해야겠다.


  

World Genius Directory


  국내 방송사에서는 세계천재명부, 세계천재인명사전 등으로 번역하는 곳이다. WGD는 자기 자신의 IQ를 자랑하고 싶은 사람들이 돈을 내고 자기 이름을 등록하는 곳이다. 뭐 결과가 높다고 해서 저쪽에서 연락이 먼저 온다거나 이런 곳이 아니다. 절차는 아래와 같다.


  1. 이메일로 IQ증명서, Photo ID (사진이 포함된 신분증) 등 서류를 제출한다.

  2. $20를 납부한다.

  3. 기다리다 보면 등재가 완료된다.


  한국인은 총 16명 등재되어 있었다. 필자도 한 번 해 봤다. Paul Coojimans의 RBMC 결과를 제출했다.


WGD의 프로필

    등재가 결정되면 IQ, 이름, 국적, IQ테스트의 이름, 페이스북 주소 순서로 정보가 기재된다. 근데 그냥 올리면 별 의미가 없는 것 같아서 운영진에게 한글 이름을 같이 기재해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했다. 세계 최초로 한글 이름을 등재시켰다. 이게 바로 한글의 위대함이다, 이말씀이야 외국인들아. 세종대왕 만세다.


  이 곳에 등재되면 페이스북 그룹에 초대받게 되는데 별로 활동은 없는 것 같다.



  Opal Quest Group

  자. 이 글이 아마 국내에서 OQG를 처음으로 다루는 글일 것이다. 선점해야지. 낼름.


  여기서도 여러 IQ 테스트를 제공한다. 비용은 $5. 국밥 한 그릇 가격이다. Paul Coojimans 테스트보다 저렴하다. 시험 문제들도 비교적 깔끔하고 논리적이다. 여러모로 마음에 든다. 무엇보다도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운영진이 정말 친절하고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칼답장이 온다는 점이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임을 감안하면,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이메일 답장을 해 주는 것이다. 널리 알리고 싶다.


  Opal Quest Group은 James Dorsey가 창설한 곳으로, 여러 IQ 단체의 연합체 같은 곳이다. 이 곳에서는 두 종류의 고지능단체를 운영한다.


Opal Quest Group - 일반 IQ 단체

  가입요건으로 IQ 점수만을 요구하는 단체 목록이다. 여기서 사용하는 IQ는 모두 표준편차 15 기준이다.


  Bright Society - IQ 110  이상

  Above Horizon - IQ 137 이상

  Nebula Society - IQ 145 이상

  Myriad Society - IQ 156 이상

  SynaptIQ Society - IQ 168 이상

  Sidis Society - IQ 180 이상


  별 다른 특징은 없으므로 설명은 생략하고 넘어가겠다. 가입 비용은 대체로 국밥 한 그릇에서 치킨 한 마리 사이 비용이다.



  Opal Quest Group - 특수 IQ 단체

  Psychic Society of Intuitives (PSI) - 특정한 시험 응시자들만 가입할 수 있는 단체다. 상세 요건은 링크 참조 요망.


  Guild of Advanced Multiple Mental Aptitudes (GAMMA) - 여러 영역을 동시에 검사하는 IQ 테스트에 응시한 사람을 위한 단체. 언어, 숫자, 공간, 논리 4개영역을 모두 검사하는 시험에 응시해 IQ 110 이상을 받았다면 가입할 수 있다. IQ가 높을수록 비용이 낮아지며 180이상은 무료로 가입할 수 있다.


  High Range Testees Registry (HRTR) - 고지능 테스트에 5개 이상 응시한 이력이 있다면 정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점수 컷은 없는 것 같다.

  

  Society of Intelligent Personalities (SIP) - IQ 124 이상이면 가입할 수 있으며 MBTI 결과를 함께 제출해야 한다.


  Society of Advancing Requirements (SOAR) - IQ 테스트를 여러번 응시해서, 매번 일정 이상의 점수를 취득해야지만 가입 가능하다. 예를 들면 7번 이상 시험에서 136을 획득하면 플래티넘 회원으로 가입 가능하다고.


  보시다시피 특수 IQ 단체들은 딱히 영양가가 없다. 단 하나만을 제외하고 말이다. 이건 정말 괜찮아서 아래에 따로 기재한다.



  League of Perfect Scores (LPS) - IQ 테스트 만점자 리그

  바로 위의 소제목을 클릭하면 리그의 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 가입 조건은 굉장히 심플하다. IQ 검사에서 만점을 받고, IQ가 130 이상이면 된다. 가입 조건이 특이한 만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단체는 멘사코리아 회원들이 좋아할 만한 단체다.


  멘사코리아는 IQ가 상위 1% 이상이면 무조건 156(std 24)이라고 기재되고 상세 점수가 뜨지 않는다. 이는 std 15로 환산하면 135에 해당하는 점수다. 필자가 Opal Quest Group의 James Dorsey에게 직접 문의해본 결과, 멘사코리아의 156점 기록을 제출할 경우 LPS에 가입을 승인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IQ 156 (sd 24) is IQ 135 (sd 15). If the Mensa Korea test is supervised (he traveled somewhere to take the test in person), then yes, he can join by sending me an email with a scan of his proof (the letter he received informing him of his score); if I accept his proof, then I will inform him to pay the $15 fee. Tell him to email me first with proof, so I can verify the result. The proof needs to have his full name and score.

  However, if the Mensa Korea test was taken online, then no.


  필자는 멘사 회원도 아니면서 왜 멘사에 대한 문의를 했냐고? 이런 걸 좋아할만한 친구가 있어서다.


국제적 다단계

  지난 글에서 필자가 꼬셔서 인터텔 2호 한국인 회원이 되었던 녀석이다. 필자의 꼬드김에 넘어가 LPS에도 가입하고 말았다. 헤헤.


  

LPS Certificate

  LPS에 가입하면 위와 같은 Certificate가 발급된다. 가입비는 IQ 점수에 따라 국밥 한 그릇에서 치킨 한 마리까지 분포해 있는데, 필자는 원래 국밥 두 그릇을 납부해야 하지만 운영진이 국밥 한 그릇으로 깎아줬다. 시험 응시겸, 가입 겸, 취재 겸 이래저래 연락을 많이 주고받았는데 서로 매너있게 행동하다 보니 정이 좀 들었다. 아마 그래서 가격을 깎아 준 것 같다.


LPS 포럼

  또한 LPS 회원들만 사용할 수 있는 포럼에 초대된다. 사실 별 게시물이 없다. 전 세계에 회원이 20명 밖에 없는데다가 그 중 2명은 오늘 가입했거든.


가입인사


  가입인사를 올릴 수 있는 스레드만 개설되어 있고 아무도 올리지 않았길래 가입인사도 남겼다. LPS의 첫 번째 가입인사는 한글로 작성됐다. 이게 바로 훈민정음이다. 주모!


  부디 멘사코리아 회원님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좋겠다. LPS가 한국인 동호회가 되는 모습을 상상해 보니 국뽕이 차오른다. 이왕이면 모두 한글 이름도 기재해 주면 더 좋고 말이다. 멘사코리아 시험 성적표로 가입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단체이니 독자님 주변에 멘사 회원이 있다면 알려주시기 바란다.




  드디어 IQ 관련 시리즈가 끝났다. 처음에는 딱히 글로 써 볼 생각은 없었다. 동기가 무엇인고 하니. 작년에 웩슬러 지능검사를 받았을때 이런 검사를 매년 받아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웩슬러 검사는 너무 비싸다. 성인용 검사는 안동에서 할 수도 없다. 대구광역시까지 내려가서 시험을 보고 와야 하는데, 결과가 또 당일에 안 나오더라. 결국 시험 응시료로 20만원, 2회 왕복. 부담이 너무 크다.


  그래서 대체제를 찾다가 High Range IQ Test라는 영역을 알게 되었다. 이래저래 정보를 수집하다 보니 한국어로 검색해서 수집할 수 있는 정보들보다 필자가 확보한 정보량이 많아진 것 같아 한글로 기록해 보고 싶었다.


공익의 자취방 벽

  소재를 취재하는 동안 필자의 자취방 벽이 예뻐졌다. 이제 액자를 하나 더 구매해 저기에 LPS Certificate도 삽입할거다.


웩슬러 지능검사만 신뢰한다

  이 시리즈로 글을 4편이나 썼고, 그 과정에서 HRIQ 검사 결과도 몇 차례 인증했다. 세계천재명부에는 필자의 IQ가 155로 기재되었고 LPS cert에는 IQ가 160~175 사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하지만 필자는 이 값들을 절대 신뢰하지 않는다.


  작년 가을에 친 웩슬러 지능검사 결과는 저 수치에 훨씬 못미친다. IQ 점수야 높게 말하면 있어 보이고 뿌듯해 보이겠지만 필자는 저 점수들을 절대 신뢰하지 않는다. 한 명의 공학도로써, 필자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검증결과를 거친 웩슬러 지능검사 결과만을 신뢰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필자는 160 이상의 IQ는 절대 신뢰하지 않는다. 웩슬러 지능검사의 상한선이 160이기 때문이다.


   IQ는 90 넘으면 더 이상 별 의미를 안 두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물론 IQ와 범죄경향성, 웩슬러 지능검사의 영역 점수분포에 따른 성격장애 진단 등 유의미한 연구결과를 배척하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높은 점수에 집착하거나 큰 의미를 두는 것을 지양하자는 의미다.


  아 이제 정말 이 소재는 그만. 완결이다. 더 이상 IQ 관련 글은 안 쓸거다. 하. 궁금한 게 생기면 너무 깊게 파고드는 버릇도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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