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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병현 Apr 22. 2020

공무원을 위한 정부혁신 가이드 - PDI 관점 (1)

코딩하는 공익

  이 글은 사무관을 위한 정부혁신 교육자료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생각을 글로 정리하기 위하여 제작되었습니다. 4월 28일에 있을 "농촌진흥청 2020년도 혁신역량향상 교육" 에서 강연할 내용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온라인으로 강의가 진행되는 만큼, 필자의 주특기인 비언어적 소통에 큰 장벽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여 별도로 글로 작성하여 남겨둡니다.


  여기서는 필자가 생각하는 정부혁신이 어려운 이유와, 해결 방안을 논의해 봅니다. 필자가 엮인 고용노동부의 혁신사례가 궁금하시다면 책을 구매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직업병 때문에 논문 비스무리한 글이 나와버렸는데요, 혹시 이거 갖고가서 논문을 쓰고싶은 대학원생 계시다면 주저 없이 연락 주십쇼. 당신의 졸업을 응원합니다. 그리고 이런 연구결과가 쌓이고 쌓이다 보면 대한민국이 정말로 바뀌는데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저는 특히 행정안전부의 초청으로 과장급, 사무관급 교육에서 마이크를 여러 번 잡았습니다. 당시 참석하셨던 혁신행정법무담당관실 소속 정부혁신 담당관께서 지난 강연이 재미가 있었다고 하시며 이번 강연 자리에 초청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당시는 열정페이였지만 이번 강연은 소집해제 이후라서 돈을 받을 수 있지 않습니까? 당연히 당시보다 더욱 알찬 강연을 제공해 드려야지요.

  

  저는 받은 숫자만큼만 움직입니다.


  상상텃밭은 사업자등록증에 자문이나 컨설팅 관련 업종이 올라가 있습니다. 세금계산서도 당일에 처리해 드릴 수 있습니다. 계좌가 항상 열려 있으니 언제든지 연락 부탁드립니다. 출장비만 나온다면 제주도까지도 출장 갑니다. 27일 이후면 제가 직접 갑니다.


  본의 아니게 군 생활을 하며 정부혁신을 담당하는 공무원들과 많은 인연을 맺게 되었다. 문재인 정권은 정부혁신 성과를 내고 싶어하기에 대부분의 관공서에 정부혁신을 담당하는 업무가 하달되었다고 들었다. 필자가 근무중인 안동노동청에도 평가지표에 행정혁신이 들어가 있었다. 5점이나 배정해뒀더만. 기관장이 5급공무원인 지방 출장 사무소격 관청에도 이런걸 요구할 정도면 중앙부처에서 받는 실적압박은 적지 않으리라.


  그래서일까, 자문이나 강연 요청을 정말 많이 받았다. 몇 개나 했는지 기억도 안 난다. 생각난 김에 사회복무 폴더에 들어가봤다.


긴급생계지원비는 못 본 척 해달라. 주민센터에서 공익한텐 안 준대.

  어, 기록이 문서로 남은 건만 이 정도다. 이외에 전화나 대면한 것들은 따로 세어야 하는데 기억이 안 난다. 의왕시청같이 안동까지 우르르 찾아오신 분들은 기억 나는데, 다짜고짜 직통전화로 전화해서 반말 찍찍 뱉으면서 궁금한 것만 물어보고 끊는 염치없는 쓰레기들도 많았다.

  

뭐야 언제 이런것도 했었지

  아 심지어 실업급여 앱 기획안까지 만들었었네? 위에서는 이거 쏙 빨아먹고 끝이었다. 하루짜리 포상휴가조차 없었다. 앱 기획안이 한두푼 하는 줄 아는가? 아 괜히 폴더 열어봤다. 혈압 오른다. 그만 알아보자. 그리고 혹시 실업급여가 앱을 통해 비대면 온라인으로 진행될 거라는 기대는 하지 말자. 예산 없다고 파기됐으니까. 예산도 있고 의지도 있는 부서로 이관을 하면 될텐데 또 남 실적 생기는 꼴은 절대 못 봐요.


  무튼 혁신을 하고 싶어하는, 아니 혁신분야 실적이 필요한 많은 분들을 만나다 보니 방향을 잘 못 잡고 계시는 분들이 많았다는 이야기를 하고싶었다. 후. 냉수 마시고 진정하고 온다. 서설은 이만 줄이고 본격적인 이야기를 해 보자.



  이번 글은 Hofstede's cultural dimensions theory(호프스테더 문화 차원 이론)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학술적 근거가 없는 이야기는 최대한 배척하겠습니다.


  한국에서 혁신 실적 내기가 쉽지 않은 이유를 알아보려면 PDI(권력 거리지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괜찮은 리뷰논문이 있기에 대신 읽어왔다. 일단 원문을 감상해 보자.


  Power Distance has been defined as the extent to which the less powerful members of organizations and institutions (like the family) accept and expect that power is distributed unequally. This represents inequality (more versus less), but defined from below, not from above. It suggests that a society's level of inequality is endorsed by the followers as much as by the leaders. [1]


  쉽게 설명해 보자면, 권력 거리란 어떤 조직 내에서 힘이 약한 사람이 권력의 불균등한 분배를 받아들이고, 마땅히 그럴 것이라 기대하는 정도다. 이를 수치화한 것이 PDI이다. 즉, PDI가 높은 조직에서 아랫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윗 사람들이 많은 권력을 가져가는게 당연하지 않나?"


  권력 거리가 큰 조직일수록 수직적이고 상명하복 체계를 따르며, 권력 거리가 작은 조직일수록 민주적이고 평등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재미있는 점은 위 원문의 후반부다.


  권력 거리는 불평등을 의미하지만, 권력자가 아니라 권력이 없는 아랫사람의 입장에서 정의된 것이다. 따라서 어떤 조직 안에서 불평등이 조성되는 데에는 아랫사람들의 책임도 크다는 의미라고 한다.


  PDI가 낮은 조직의 구성원은 누군가가 권력을 누리고 자신을 압박하는 상황을 불쾌하게 생각한다. 반면 PDI가 높은 조직의 구성원은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고, 마땅히 누군가에게 많은 권력이 몰릴 것을 기대한다. 딱 대한민국 사회가 떠오르지 않는가? 권력 거리가 큰 조직과 작은 조직의 특징 또한 위 리뷰논문에서 정리가 잘 되어 있었다. 표를 그대로 인용해 오겠다.

  

귀찮으니 번역은 짧게 합니다

  1. 권력을 휘두르는 기준이 합법적이며 선악의 기준을 따르는가?

  2. 자식이 부모에게 복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평등하다고 생각하는가?

  3. 나이가 많은 사람을 존경하거나 두려워하는가?

  4. 학생 중심 교육인가? 교사 중심 교육인가?

  5. 사람 사이에는 위계가 없으며 편의상 직책에 위계를 부여한 것이라 생각하는가? 아니면 사람 자체에 위계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6. 구성원이 윗사람과 함께 의사결정을 하기를 기대하는가? 아니면 할 일만 딱딱 하달해주기를 기대하는가?

  7. 정권 교체의 수단이 투표인가? 혁명인가?

  8. 부패가 자주 일어나는가? 스캔들이 터지면 커리어가 끝장나는가?

  9. 소득 분배가 평등한가?

  10. 종교가 신자들의 평등을 추구하는가? 성직자들 사이에서도 위계질서가 있는가?


  대한민국은 1번부터 10번까지 모두 우측에 해당한다. 한번 살펴보자.


이어지는 부분은 아래 링크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https://bhban.tistory.com/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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