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쪽으로 향하는 강

2019.08.12.

by 반병현
서쪽으로 향하는 강 / 2019.08.12.


“너는 언젠가 수갑 차고 경제지 1면에 나올 거야.”


문득 대학 시절 친구가 했던 이야기가 떠올라 피식 웃었다. 그리운 사람들이 참 많다. 시골로 내려오고 나서야 카이스트가 얼마나 축복받은 환경이었는지 깨달았다. 거기서는 옆에 있는 사람 아무나 잡고 꼬시면 걔가 카이스트생이다. 프로젝트를 하건 스터디를 하건, 무슨 이유에서건 사람을 모으고 나면 나보다 똑똑한 사람이 무조건 있다.


뿐만이 아니다. 카이스트에서는 나의 지성과 지식, 그리고 성취를 두고 사람들이 나를 평가한다. 하지만 노동청에서 나는 청소나 짐을 나르는 솜씨 따위로 평가받는다. 안동시에서 길을 걷는다면 나는 아마 별 볼 일 없는 외모만으로 평가를 받을 것이다.


"이곳에서의 나는 무가치한 사람이다."


이 명제가 참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중이다. 내가 열심히 살아가는 이유는 오로지 존재의 이유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