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 <싯다르타>를 읽고
인생이 버겁다 버겁다, 매일 우는 소리를 해봐도
어차피 달라질 거 없는 인생입니다.
오늘 내 미간을 찌푸리게 만든 사건은 내일 또한 벌어질 거고
오늘 내 입에서 욕지거리를 나오게 한 인간들은 내일 또한 어김없이
내 눈앞에 얼쩡거리며 화를 돋울 것입니다.
마음의 여유는 여전히 없을 거고, 더 슬픈 건 돈도 여전히 없을 것입니다.
돈의 경우는, 아마, 오늘보다 내일이 더 없을 거예요. 또 대책 없이 배달앱을 켜고 말았거든요.
아는 사람 중 한 명은 좋은 음식을 한 상 차려놓고 나를 대접하는 맛에 요리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게 웬걸요? 저는 제 목구멍으로 각종 MSG만 처넣고 있어요.
물론 이웃 사장님들 지갑에 돈도 채워드리고 있구요.
여담이지만 우리나라에서만 MSG에 유난을 떤다고 하네요. 카더라 통신에 의하면요.
배가 부른 저는 기분이 조금 나아져 내 마음에게 '희망을 가져!'라고 응원을 해봅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전 그 흔하디 흔한 희망과 기적을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기에
그 응원은 사실 진실의 응원이 아니라 거짓말인 셈입니다.
그저 남들이 힘들수록 '좋은 생각', '좋은 말'을 해보라기에 해본 것뿐입니다.
근데 그저 그런 인생의 하루가 계속되는 와중에도
정말 미쳐버릴 것 같이 살기 싫은 날이 오기 마련입니다.
뭐가 잘못된 걸까요.
억울한 마음이 악마가 되어 저를 괴롭히기 시작합니다.
이 악마는 저로 하여금 나의 현재를 만든 과거의 내 선택을 미친 듯이 후회하고, 자책하고, 욕하고.
아주 부질없고 의미 없는 행동만 반복하며 시간을 죽이게 만듭니다.
마치 동물원에 갇혀 같은 자리만 돌고 도는 곰처럼요.
한 치 앞도 모를 인생이라지만 왠지 나는 너무나도 잘 알 것 같은 이 기분.
아무런 희망도 기대도 없는 제 하루를 대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오늘도
한심한 표정과 멍청한 눈빛으로 인스타나 보고 있던 제 시선은 이 책에 꽂히게 됩니다.
바로 '싯다르타'입니다.
그나마 책에 관심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우선 말하자면 책의 주인공 싯다르타는 저와는 재질이 다른 사람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연히 그는..........
부처이기 때문이죠.
물론 싯다르타가 부처인지 아닌지에 대한 의견은 이 책을 읽은 독자마다 달라요.
책에는 다양한 등장인물이 나오고 그 인물들은 각기 다른 품성을 지니고 있기에,
이것은 어떤 품성이 좀 더 부처의 모습에 부합하느냐 하는 문제이죠.
전, 개인적으로 싯다르타가 부처인지 말든지 상관하지 않습니다.
좀 더 우리 생에 빗댄 관점에서 보자면 이 책의 의도는
인간이 태어나고 나이가 듦에 따라 자연스럽게 달라지는
생각과 관념, 가치관, 마음의 크기,
그리고 마음의 크기가 변화함에 따라 변화하는 고통을 다루는 자세 등을
한 인물을 통해 독자에게 보여주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지식도 짧고 쓸데없는 감정만 품고 사는 저의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아마 더욱 똑똑한 분이 이 책을 바라보는 시각은 훨씬 깊고 풍요로울 것이라 예상해봅니다.
'진리는 가르칠 수 없다는 것. 이 깨달음을 나는 일생에 꼭 한 번 문학적으로 형상화하고자 했다.
그 시도가 바로 '싯다르타'다' 라고 저자 헤르만 헤세가 말했다고 합니다.
그의 말처럼 이 책은 우리에게
'행복이든 불행이든 시간이 지나면 모든 지나가기 마련이며,
그러므로 이에 대해서 웃을 것도, 울 것도 없다'라고 가르칩니다.
우리에게 닥칠 일은 어떻게 해서든 닥치게 마련이고,
그저 우리는 이 사건들을 부정하지 않고 슬기롭게 받아들여야 한다고도 말하지요.
이 책을 읽고 저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이 천국이 될 수도 있고, 지옥이 될 수도 있는 이유는
우리 마음의 눈에 '감정'이라는 색안경이 씌워지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핑크색안경이냐 검은색 안경이냐'
사실 우리가 딛고 있는 우리 앞의 생은 언제나 똑같은 모습일 텐데 말이에요.
그저 지나가는 행인만 달라질 뿐.
이 책은 초독을 하고 재독을 했어요.
금세 완독을 하고 내 마음을 가만히 살펴보니
조금은 차분해졌네요.
마음이 시끄러워서 연신 귀를 막고 눈물을 흘리는,
저 같은 그대가 어디에서라도 이 글을 읽으신다면
추천할게요.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