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우울이 또 나를 덮쳤다
틈만 나면 비집고 들어와 나를 폐인으로 만들어버리는 우울이
이번엔 유난히 더 밉다
어떻게 오늘 하루를 버텨내야 하는지 막막하다
버티는 삶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우울'은 평범한 인간인 나에게 무엇을 선물할 수 있을까
너무 많은 생각에 머리가 지끈거리고
하고 싶은 말은 수두룩하지만 도저히 입 밖에 내놓을 수 없는
말을 질러버릴 감정을 드러내 보일 용기도 없는 나는
도대체 이번에는 어떤 가면을 쓰고 하루를 살아내야 하는 것일까
해가 떠 있다
어서 달이 떠야 내가 좀 쉴 수 있으련만
눈치 없는 해는 오늘도 너무나 눈부시고 너무나 투명해
일그러진 내 표정을 숨김없이 세상에 드러내 보이도록 한다
달과 어둠
달 뒤로
어둠 뒤로
밤 뒤로
어서 숨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