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다이소 어안렌즈

by 윤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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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는 콘텐츠 제작자들의 꿀단지와 같습니다. 뭐 콘텐츠 소재 다 떨어졌다 싶으면 다이소로 가면 됩니다. 흥미로워 보이는거 어차피 끽해야 2-3000원이니 쇼핑 한바퀴 돌면 한달치 콘텐츠 뚝딱입니다. 물론 이때는 그런 마음가짐으로 콘텐츠를 만들지 않았어요. 실제로 어안렌즈가 필요했고, 미러리스용은 삼양의 제품을 구매했지만 휴대폰은? 아 생각보다 비싸네. 다이소에서 혹시 팔려나? 여기 있다! 하는 흐름이었어요. 콘텐츠를 위한 구매가 아닌 필요에 의한 구매. 그리고 그것을 콘텐츠로 만드는, 아직 더럽혀지지 않은 그 때의 작업입니다.


사실 더럽혀져도 된다고 생각해요. 뭐 다큐멘터리로 치면 이게 얼마나 진실인가에 집중하다보니 의도가 전혀 없어야 한다는 태도를 종종 발견하거든요? 하지만 의도가 있는 진실도 있습니다. 콘텐츠로 찍기 위해 구매했지만, 솔직한 이야기를 하면 되는거 아닌가요? 아쉽게도 아닙니다. <콘텐츠를 찍기 위한 구매>라는 행위에서부터 작위성이 포함됩니다. 콘텐츠를 찍을 거 아니라면 사지 않았을 물건이라는 점에서 거리감이 생기더라구요. 뭐든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면 생기는 문제와 비슷한 결입니다. 물론 이게 딱히 직업은 아니지만요.


아 오해하진 마세요. 최근들어 생긴 매너리즘에 대한 이야기였지, 이때는 정말 순수 그 자체였던 시절이니까요. 어안렌즈로 신나게 찍었었고, 꽤나 재밌게 가지고 놀았습니다. 아이폰 XS 쓰던 시절이었는데 지금의 15 프로 맥스의 0.5배 렌즈 + 피쉬아이 조합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다시 써보고 싶은데 어디에 뒀는지 기억은 안 나고, 이제는 다이소에서 안 판다고 하네요. 이것이 바로 그 로스트 테크놀로지…


추가로 특정 인물의 이름을 언급해도 유쾌하게 소비하면 딱히 고소는 안 당한다는걸 증명한 것 같기도 합니다.


https://www.youtube.com/shorts/JRZGkiR676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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