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에서 가장 손쉽게 살 수 있는 선물이 뭘까? 일단 먹는걸 제외하면(사놓은 선물을 줄 때 까지 최대 1년도 걸리기 때문에) 아무래도 마그넷이 아닐까 싶다. 카프리 동네 선물가게에서 신나게 쇼핑했던 마그넷은 하나에 단 돈 1유로였고, 10만원이면 무려 100명에게 생색을 낼 수 있었다. 아는 친구 다 끌어모아도 그 정도는 없다. 그리고 아는 친구라고 선물을 줘야 할 이유도 없다. 그렇지만 신혼여행이란게 뭔가. 유럽 여행이라는게 뭔가. 하다 못해 1유로짜리 마그넷이라도 사줘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마음에 대상을 정하지도 않고 잔뜩 구매했다. 많고 많은 마그넷 중에 하필 이 마그넷을 고른 이유는, <capri> 라고 적혀 있는 글자가 손글씨라는 점. 최소한 공장에서 찍어냈다 해도 수작업이 들어가긴 했다는 점을 높이 샀다. 그래도 최소한의 특별함은 담아낼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중요한건 가격이었다. 받는 사람이야 모를 수도 있지만, 주는 입장에서 선물을 분류하고 ‘얘는 1유로짜리… 얘는 그래도 3유로. 얘한테는 10유로짜리 줘야지. 얘는 특별히 이니셜도 박아줄까?’하는 고민이 조금 속물같다고 해야 하나? 인간에, 인맥에 등급을 매겨서 선물을 차등 지급한다는게 영 꺼려졌다. 이게 좋게 말하면 특별한 사람들에게 더 특별한 선물을 준다 라고 마냥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건데도. 조금만 삐딱하게 보면 “그럼 우리는 안 특별한 사람이냐?”라고 항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 오랜 결론(사실 그리 오래 생각한 것도 아니지만)은 이러하다. 네 뭐 사실 그렇게까지 특별하진 않습니다. 뭐 귀인이라든가 운명적인 관계 가족같은 친구들은 아니에요. 그래도 선물을 챙겨 주고 싶은 정도의 사람들인건 맞으니까, 적당히 만족하면 좋지 않을까요? 사주고도 욕 먹는 선물이란게 있다는건 저도 잘 알지만… 안 사주고 먹는 욕 보단 덜 하겠죠. 현관 철문에 메모지 같은거 마그넷으로 고정해서 다이소에서 사야 할 것 리스트 끼워 넣으세요. 카프리에서- 적당한 마음을 담아. 그렇게까지 특별하지 않은 친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