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삶이란
스토너는 1965년 미국에서 발간된 이후 출간 후 50년이 지나서 미국을 넘어 전 세계의 독자들을 사로잡은 소설이라고 한다. 그래서 어떤 소설이기에 50년이 지나 세상 사람들을 사로잡았는지 궁금해서 읽게 되었다.
사실 스토너는 너무나도 내성적이고 소박한 삶을 살아가는 한 남자 '스토너'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쉽게도 이 소설을 쓴 작가 존 윌리엄스가 세상을 떠난 지 20년 만에 비로소 제대로 된 세상의 평가를 받게 된 책이라고 한다. 고전이나 좋은 책들은 시간이 지나도 그 이야기에 울림과 감동이 있는 것 같다.
스토너는 열아홉 살에 농업을 배우기 위해 대학에 진학한다. 스스로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선택했던 길이였다. 영문학개론 수업에서 접한 셰익스키어의 작품으로 그의 인생을 뒤바꿔놓는 계기가 된다. 문학을 사랑하게 되고, 영문학을 전공하고 그 이후 영문학과 교수가 되어 교육자로서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그는 성공이나 출세보다는 학문에 대한 성취나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 만족하며 사는 삶을 택한다. 결혼도 하고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딸도 낳게 되지만 가족과 학교 동료들로부터 고립되어 쓸쓸하고 고독하게 살아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에게 주어진 일은 묵묵하게 해낸다.
특별한 인물이거나 다이내믹한 사건이 일어나지도 않지만, 스토너의 마지막이 죽음으로 끝나지만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가 지금 우리에게 더 와닿는 이유이기도 한 것 같다.
특별하지 않아도, 너무 애쓰지 않아도, 나에게 주어진 일과 가족을 위해 감내하고 견디는 그의 모습은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누군가 나를 비방하거나 파멸로 몰고 가려고 할 때 그에 맞서기보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그 순간들을 이겨내고 사랑하고 용서하며 사는 그의 삶이 대단하다.
그중 나에게 와닿은 문장은 아래와 같다.
젊다 못해 어렸을 때 스토너는 사랑이란 운 좋은 사람이나 찾아낼 수 있는 절대적인 상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린이 된 뒤에는 사랑이란 거짓 종교가 발하는 천국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재미있지만 믿을 수 없다는 시선으로, 부드럽고 친숙한 경멸로, 그리고 당황스러운 향수로 바라보아야 하는 것. 이제 중년이 된 그는 사랑이란 은총도 환상도 아니라는 것을 조금씩 깨닫기 시작했다. 사랑이란 무언가 되어가는 행위 순간순간 하루하루 의지와 지성과 마음으로 창조되고 수정되는 상태였다.
아직 스토너를 읽어보지 않으신 분은 꼭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