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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서 고생하는 사서 Jul 26. 2023

보이스 컬처

낭독연수 18회 차

이번 주에는 낭독수업이 토요일 저녁 8시에 수업이 있어서 주말 약속이 있어서 잠실에서 이동해서 부랴부랴 서둘러서 움직였지만 한 시간 정도 늦게 수업에 참여하였다. 


'십이야'라는 셰익스피어의 대표적 낭만 희극으로 얽혀 있던 사랑의 갈등이 해결되고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다룬 1599년경의 작품을 배역별로 나누어서 릴레이 오디오 드라마 연습을 해보았다. 


<십이야>란 크리스마스로부터 12일이 지난 1월 6일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것은 구세주의 탄생을 축하하는 축일로 크리스마스 축제 기간의 마지막 날이기도 하다. 유럽에서는 예전부터 크리스마스 축제 기간이 끝나는 1월 6일 밤까지 여러 행사와 여흥을 벌이는 전통이 있었다고 한다. <십이야> 역시 이러한 축일에 맞춰 상연하기 위한 축제용 작품이라고 한다. 


<십이야>에 등장하는 인물로는 내레이션, 모르시오(닐리리야국의 공작), 바이올라(세바스찬의 쌍둥이 여동생), 제말이오(남장한 바이올라), 올리비아(부유한 백작의 상속녀), 세바스찬(바이올라의 쌍둥이 오빠), 선장(닐리리야국의 선장)으로 총 6명이 등장한다. 


<십이야> 줄거리는 쌍둥이 남매인 바이올라와 세바스찬은 항해를 하던 도중 배가 난파되어 서로를 죽었다고 생각한 채 서로 떨어져 지내게 된다. 바이올라는 남장을 하고 제말이오라는 가명으로 모르시오 공작 집에서 일하게 된다. 바이올라는 모르시오 공작을 사모하게 되지만, 모르시오 공작은 이미 올리비아라는 아름다운 여자에게 구혼을 했다. 올리비아는 모르시오 공작의 청혼 이야기를 전하러 간 제말이오(남장한 바이올라)에게 첫눈에 반해 버린다. 심지어 올리비아는 바이올라의 쌍둥이 오빠 세바스찬을 보고 그를 제말이오라고 생각하고 청혼을 한다. 예쁘고 재산도 많은 올리비아에게 반한 세바스찬은 흔쾌히 결혼을 약속한다. 둘이 결혼한다는 소식은 모르시오 공작의 귀에 들어가고, 자신이 아끼던 제말이오가 자신을 배신했다는 소식에 공작은 격분한다. 쌍둥이라 서로 닮은 얼굴 때문에 오해와 갈등을 낳고 위기가 고조될 무렵 세바스찬과 바이올라가 궁정에서 만나며 모든 갈등이 해소된다. 

결국 오빠인 세바스찬과 여동생 바이올라가 쌍둥이였고, 바이올라가 신분을 위장하기 위해 남장을 한 제말이오를 올리비아가 사랑했고, 제말이오와 닮은 세바스찬에게 청혼까지 하게 되어 일이 꼬인 것이었다. 

결국 오빠인 세바스찬은 올리비아와, 여동생인 바이올라는 모르시오 공작과 결혼하여 행복한 결말을 맺는다. 


아래는 릴레이로 함께 낭독해 본 오디오 드라마의 일부분이다. 

낭독자는 총 3명으로 내레이션, 바이올라, 선장이 등장한다. 


<내레이션> 배가 난파되어 생사를 알 수 없게 된 쌍둥이 남매 세바스찬과 바이올라. 선장의 도움으로 간신히 목숨을 건진 바이올라는 자신의 오라버니가 바다 위에 떠 있는 것을 보았다는 선장의 말을 듣고 오빠가 살아있다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쉰다. 

바이올라: (궁금해하며) 이곳 영주는 어느 분이시죠?

선장: 가문이며 인품이 훌륭한 공작이십니다.

바이올라: (호기심 가득) 그분의 성함은요?

선장: (웅장한 목소리로) 모르시오 공작이십니다.

바이올라: (두 손을 맞잡고) 모르시오! 혹시 미혼이신가요?

선장: 네 지금도 혼자십니다. 그러나 요즘 공작께선 아름다운 올리비아 아가씨에게 청혼을 하셨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내레이션> 바이올라는 여자 신분을 감추고 제말리오라는 이름으로 남장을 한다. 

바이올라: (절실한 마음으로) 제가 신분을 감추고 남장을 하겠으니 제 소망대로 되도록 제발 좀 도와주세요. 공작님을 모시고 싶습니다. 그저 선장님은 입만 꼭 다물어 주시면 돼요.

선장: 네 알겠습니다. 비밀을 무덤까지 가져가겠습니다. 


오디오 드라마는 인물의 성격이나 감정을 담아서 연기처럼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것이 쉽지 만은 않았다. 함께 수강하는 선생님들의 목소리마다 특유의 톤이 있어서 듣는 재미가 있었다. 


예전에 중, 고등학생 때 라디오를 듣고 자란 나여서 갑자기 옛 추억이 떠오르기도 했다. 가수 이문세 씨가 '별이 빛나는 밤에' DJ로 사연들을 읽어 주기도 하고, 오디오 드라마 같은 코너 속의 코너가 있어서 다양한 게스트들이 출연해서 오디오 드라마를 할 때 몰입하면서 들었던 기억이 났다. 


한때 성우가 되는 게 꿈이기도 했었는데.... 어쩌다 보니 사서 고생하는 사서로 살고 있지만 아무튼 1부 수업은 오디오 드라마를 함께 낭독해 보고 2부에서는 '그러라 그래' 양희은 님의 에세이 낭독을 해보았다. 


7월 말까지 각자 맡은 '그러라 그래'의 에세이를 낭독해서 점자도서관에 시각장애인 분들이 오디오북으로 들으실 수 있도록 발음과 뛰어 읽기가 아직도 서툴지만 문장 한 줄 단어 하나를 매끄럽게 읽고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진심을 담아 잘 읽는 것이 포인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시각장애인 분들에게는 귀로만 듣는 오디오 북의 경우에는 내레이션 하는 낭독자의 발음과 톤이 더 중요할 것 같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잘 연습해서 시각장애인 분들이 편안하게 들으실 수 있는 오디오 북으로 출간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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