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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서 고생하는 사서 Aug 31. 2023

보이스 컬처

낭독연수 23회 차

어느덧 8월도 끝자락이다. 낭독 수업도 스물 하고도 세 번째 수업시간이 다가왔다. 오늘은 강사이기도 하신 성우님이 오디오 북 녹음에 참여한 창작동화 '사랑 별에서 온 아이' (이정순 글, 김진희 그림, 글라이더)중 6번째 챕터인 '조금 불편한 뿐이야'를 릴레이로 한 페이지씩 낭독해 보았다. 


강사님이 수강생인 우리에게도 북 내레이터 오디션 기회를 주셔서 총 두 명의 선생님이 선발되어서 이 챕터를 9월 3일 일요일 오전에 녹음하게 된다고 한다.  


동화의 등장인물이 초등학교 4학년 남학생 두 명이 주요 인물이어서 목소리 톤과 캐릭터에 맞는 목소리를 구현해 내는 것이 생각보다는 어려웠다. 


주인공인 재우라는 남학생은 똘똘하고 톤을 조금 높여서 낭독하고, 장애인으로 등장하는 우주의 목소리는 자신감 없고 살짝 낮은 목소리 톤으로 낭독해 보라고 팁을 주셨는데 바로 적용하기가 쉽지 않았다. 


아래는 내가 낭독했던 책의 일부분이다. 


나는 우주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가진 장애를 원망해 본 적은 없니?" (똘똘한 느낌으로)

나는 우주가 늘 밝은 이유가 궁금해서 물었다. (띄어쓰기 잘 지키면서 쉬어주기) 분명 우주가 여기서 봉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조금 강조해서 낭독)가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말해 뭐 해! 많이 떼쓰고 엄청나게 울었지.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는 저 아이들이 부러웠어. 국내외로 수술받으러 다닐 때 그 끔찍한 기억들이 이젠 추억이 됐어." (톤을 낮게 하고 주인공 재우가 목소리 차별되게 낭독)

우주는 힘든 말을 하면서도 미소를 지었다. (미소를 머금으면서 낭독)

"궁금하지? 내 마음이 바뀌게 된 계기 말이야." (우주의 캐릭터로 차분한 톤으로 낭독)

"어, 그래." (재우의 목소리 톤)

"우연히 장애인 아주머니를 만났어. 그분은 장애인이면서도 보조 교사 교육받은 후 봉사하고 있었어. 그 아주머니의 얼굴은 참 편안해 보이더라. (우주의 목소리 따스하게 낭독) 내 얼굴은 언제나 찡그리고 화가 나 있었어. 어디 그뿐인가. 나는 늘 소리를 지르고 집 밖으로 나가는 걸 무서워했어. 누구 말도 듣지 않았고, 나에게 관심을 가지거나 잘해 주는 것도 모두 위선으로 보였거든." (재우의 목소리보다는 한 톤 낮추어서 낭독)


등장인물의 대화와 내레이션도 톤의 차이가 있어야 해서 기존에 연습했던 에세이와는 달랐다. 너무 아이 같은 목소리도 어색하지만 적당하게 남학생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연습이 필요할 것 같았다. 


2시간 정도 한 사람당 두 페이지 정도 분량을 연습하며 이번주 토요일 오전까지 연습한 녹음 파일을 강사님께 제출하기로 했다. 주어진 기회에 감사하며 남은 3일 동안 초등학교 4학년 남학생으로 빙의하여 낭독해 보아야겠다. 


3월 처음 낭독을 시작할 때에는 어설프기도 하고 그저 예쁜 목소리로 글을 읽으면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낭독이라는 걸 배우면 배울수록 호흡부터 발음까지 그리고 등장인물의 성격 등 여러 가지로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하는 사서샘들과 늘 최선을 다해 코치해 주시는 강사님께 감사드리며 이제 한번 더 남은 2분기의 마지막 수업을 기다려본다. 낭독이라는 콘텐츠를 통해 함께 성장하는 사서샘들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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