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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서 고생하는 사서 Sep 19. 2023

보이스 컬처

낭독연수 26회 차

낭독연수는 3분기를 시작하고 이제 26번째 수업이 있는 날인 월요일 저녁이다. 오늘은  먼저 간단하게 스트레칭을 하면서 뒷목과 어깨 그리고 발바닥을 중심으로 뭉친 근육들을 풀어주면서 신체를 이완하였다. 하루종일 긴장했던 어깨와 목을 풀어주니 잠깐이라도 시원했다. 


그리고 눈동자를 위, 아래, 좌, 우로 굴려주는 것도 시력개선에도 효과가 있고, 생각날 때마다 이 동작을 꾸준히 해주는 것도 좋다고 강사님이 추천해 주셨다. 하루종일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노출되어 있기에 이제 슬슬 노안도 걱정해야 할 나이이기는 하다. 무엇이든 꾸준하게 나만의 루틴을 만들어서 지속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한국 단편 중에서 이상의 '권태'를 릴레이로 10줄 정도씩 낭독해 보았다. 여전히 발음과 지금은 잘 사용하지 않는 어휘들의 발음이 어려웠다. 흙은 [흘글], 볕을[벼틀]로 발음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다. 

[권태]는 1937년에 발표된 작품으로 심드렁한 느낌과 그날이 그날 같은 지루한 느낌을 낭독할 때도 목소리에 담아서 읽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문장과 문장사이를 최대한 포즈를 두면서 천천히 낭독하고, 행동이 묘사되는 부분은 그 행동을 내가 한다고 상상하면서 그 행동을 했을 때 나의 몸과 감정을 상상하며 낭독하라고 강사님이 팁을 주셨다. 

아래는 내가 낭독했던 [권태]의 일부분이다. 


나는 개울가로 간다. (개울가로 걸어가는 장면 상상하며) 가물로 하여 너무나 빈약한 물이 소리 없이 흐른다. (물이 소리 없이 흐르는 것을 상상하기) 뼈처럼 앙상한 물줄기가 왜 소리를 치지 않나?

나는 그 물가에 앉는다. (물가에 앉는 모습 상상하며) 앉아서, 자, (충분히 쉬어주기) 무슨 제목으로 나는 사색해야 할 것인가 생각해 본다. 그러나 물론 아무런 제목도 떠오르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아무것도 생각 말기로 하자. 그저 한량없이 넓은 초록색 벌판 지평선(지평선을 상상), (충분히 쉬어주고 낭독하기) 아무리 변화하여 보았댔자 결국 치열한 곡예의 역을 벗나지 않는 구름, 이런 것을 건나다본다. (건너다보는 모습을 상상하며 낭독하기)


두 번째로는 5줄 정도씩 다시 [권태]를 낭독해 보기로 했다. 초독을 했을 때보다는 두 번째로 낭독했을 때가 감정 이입과 권태함을 이입해서 낭독할 수 있었다. 


세 번째로는 김유정의 '봄봄'을 지난 시간에 이어서 낭독해 보았다. [봄봄]의 주인공은 26살의 우직하고, 살짝 멍청한 듯한 남자 주인공을 상상하면서 낭독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강사님이 알려주셨다. 그리고 장인어른의 경우에는 머리가 좋고, 나쁜 사람을 상상하면서 인물의 목소리를 내보라고 하셨다. 


한 사람당 7줄 정도씩 릴레이로 낭독해 보았다. 제목을 제일 처음 낭독할 때는 평소 톤보다는 조금 높게 잡아서 낭독하고 마음속으로 하나둘을 세고 포즈를 두고 본문을 낭독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봄봄]의 경우에는 작품의 특성상 조금은 리드미컬하고, 톤을 높여서 낭독하는 것이 더 재미있게 들을 수 있다고 한다. 발음이 여전히 어려운 단어들이 많아서 입이 꼬였지만 개인적으로 [권태] 보다는 [봄봄] 작품이 유쾌하고 낭독하면서도 재미있기는 했다. 


매일매일 한 페이지씩이라도 꾸준하게 한국 단편 낭독연습을 해보는 것을 3분기의 목표로 삼고 루틴 만들기에 돌입해야겠다. 요즘 솔직히 눈도 침침하고, 어깨와 허리가 아파서 고생 중이긴 한데 간단한 스트레칭과 운동도 해야겠다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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