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서 고생하는 사서 Oct 24. 2023

보이스 컬처

낭독연수 29회 차

오늘 수업은 신체 이완 훈련부터 시작했다. 턱을 살짝 내려주고, 양 발바닥을 땅에 대놓고 꼬리뼈부터 머리까지 쭉 뻗은 상태에서 복부에 힘을 주고 '부부' 뱃고동 소리를 내어보는 것이었다. 이 동작을 할 때는 어깨에 힘을 빼고 코로만 숨을 쉬고, 입을 다물어서 손을 빨대모양으로 만들어 입 가까이에 갖다 대어서 '도레미파 솔파미레도' 음을 내어 보는 것까지 실습해 보았다. 앉아서 이 동작을 하기 어려울 때는 벽에 온몸을 기대고, 동일한 동작을 진행하면 되는데 어금니를 살짝 물고 위, 아래 어금니는 살짝 떨어뜨려서 공간을 두는 것이 포인트이다. 


신체이완과 발성을 하고 나면 목소리 톤이 확실히 맑아진다고 한다. 위 동작은 가수, 배우들도 유용하게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10월의 마지막 날까지 우선 최소 한 편의 한국 소설 단편을 녹음 완성하는 것이 과제이다. 강사님은 지난 시간에 연습한 방정환 선생님의 '4월 그믐날 밤' 또는 현진건의 'B사감과 러브레터'를 추천해 주셨다. 일단 분량이 적고 10분 내외로 녹음할 수 있는 작품이기에 긴 호흡이 아직은 힘든 우리들에게는 적당한 작품이며 시간을 크게 들이지 않아도 되기에 적극 추천하셨다. 


처음으로 김유정의 '금 따는 콩밭'이라는 작품을 릴레이로 낭독해 보았다. 금 따는 콩밭은 김유정의 소설로 절망적인 현실에서 꿈과 욕망을 추구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나타낸 작품으로 초독이어서 그런지 발음이 너무 어려웠다. 


아래는 내가 낭독했던 '금 따는 콩밭'의 일부부 인다. 

그는 으쓱 위풍을 보이며 이렇게 분부하였다. 그리고 저는 일어나 손을 털며 뒤로 물러선다. 수재는 군말 없이 고분 하였다. 시키는 대로 땅에 무릎을 꿇고 벽채로 군 버력을 긁어낸 다음 다시 파기 시작한다.

영식이는 치다 나머지 버력을 짊어진다. 커단 걸 때를 뒤 툭 거리며 사다리로 기어오른다. 굿문을 나와 버력더미에 흙을(발음 주의) 마약 내리려 할제, (포즈를 두고)

“왜 또 파. 이것들이 미쳤나 그래!”

산에서 내려오는 마름과 맞닥뜨렸다. 정신이 떠름하여 그대로 벙벙히 섰다. 오늘은 또 무슨 포악을 들으려는가.

“말라니까 왜 또 파는 거야.”

하고 영식이의 바지게 뒤를 지팡이로 콱 찌르더니,

“갈아먹으라는 밭이지 흙 쓰고 들어가라는 거야? 이 미친 것들아 콩밭에서 웬 금이 나온다고 이 지랄들이야 그래.”

하고, 목에 핏대를 올린다. 


대화 장면은 듣는 사람이 다른 사람임을 알 수 있게 톤을 다르게 해서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처럼 낭독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사님이 피드백을 주셨다. 


두 번째는 방정환의 '4월 그믐날 밤'을 릴레이로 낭독해 보았다. <4월 그믐날 밤>은 방정환이 쓴 대표 창작동화입니다. 1924년 5월 '어린이'라는 잡지에 실린 글이기도 하며, 인간이 관찰자가 되어 그려 낸 아름다운 판타지 동화입니다. 작품의 특성상 아이들에게 구연동화하듯이 밝은 느낌으로 음절의 끝을 올리고, 목소리 톤을 살짝 올려서 낭독하는 것이 좋다고 하셨다. 


일주일 정도 남은 시간 동안 부지런히 연습해서 짧은 한국 단편 두 작품을 녹음해야겠다 다짐했다. 혼자가 아니라 14명의 함께하는 사서샘들이 있기에 가능한 도전이다. 함께 하는 힘을 믿으며! 




작가의 이전글 보이스 컬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