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역학 제 2 법칙
우리의 인생은 어디로 흘러가는가
by Anarchist Apr 29. 2016
열역학 제 2 법칙
우주의 엔트로피는 항상 증가하는 방향으로 흐른다.
즉. 우주는 무질서한 방향으로 향해 간다는 뜻이다. 모든 것은 혼란 속으로 치달아간다는 뜻이다. 수도꼭지에서 물컵에 물을 담아 쿨 컵에 검은색 잉쿠 방울을 떨어뜨린 뒤에 그것을 엎지르는 과정으로 간단히 설명할 수 있다. 수도꼭지에서 컵으로 흘러들어간 물은 다시 수도꼭지로 집어넣을 수 없고 컵에 담긴 물에 떨어뜨린 잉크 방울은 다시 물과 잉크로 분리할 수 없으며 엎지른 물컵의 물을 주워 담을 수 없다. 그리고 만약 컵이 깨지기까지 한다면 다시 컵을 만들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것은 시간이 직선적이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시간이 원형을 이룬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우주의 자유에너지 G는 H – TS로 정의될 수 있다. 즉 엔탈피에서 온도와 엔트로피를 곱한 항을 뺌으로써 자유에너지를 구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엔트로피라는 것은 온도를 곱함으로써 에너지의 단위를 갖게 되는 함수가 되는 것이다. 쉽게 말해 엔트로피는 열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엔트로피가 열과 관련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열역학 제 2 법칙의 예를 몇 가지 들어보려 한다. 그럼 시작하도록 하겠다.
예 1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다. 컴퓨터실에서 신나게 쇼핑정보를 들여다보고 집으로 오려던 길이었다.
그녀는 새로 살 핸드백 생각에 여념이 없었다. 그래서였는지 계단을 내려오다가 구두가 계단의 끝에 걸리는 바람에 앞쪽으로 넘어져 버렸다. 다행히 주위에는 옆에서 내려오던 남학생 외에 아무도 없었으나 매우 당황스러웠고 부끄럽기까지 했다. 또한 계단 모서리에 무릎을 찧어서 매우 아팠다. 그 광경을 지켜보았는지 따라오던 남학생이 그녀에게 물었다. ‘저.. 괜찮으세요? 제가 부축해드릴게요. 걸어갈 수 있어요?’
그녀는 괜찮다고.. 혼자 일어서겠다고 했으나 그는 한사코 자신이 일으켜주겠다며 그녀의 손을 잡고 건물 바깥까지 나왔다. 그때 그녀와 그는 약간 덥다고 느껴졌다.
그녀는 친절한 그에게 호감이 갔고 그도 그녀가 싫지는 않았는지 서로 연락처를 주고받고 헤어졌다. 그렇게 그녀와 그는 서로를 알아가기 시작했다. 그들의 마음속에 서서히 열이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둘은 자주 만났다. 함께 식사를 하고, 영화를 보고, 쇼핑을 하고 즐겁고 행복한 시간들을 보냈다. 그들은 서로에 대해 알아가려는 열정으로 가득했다. 가급적 많은 것들을 함께 하려고 노력했다. 그들은 서로를 주는 것에 전혀 인색하지 않았다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라도 줄 준비가 되어있었다. 그들은 열정적으로 사랑했다. 하지만 세상을 움직이는 원리를 무시하면서 자신들만의 사랑을 지켜갈 수만은 없었다. 그들은 상대방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서로에 대한 집착을 가지게 되었다. 혹시 저 사람의 마음속에 다른 사람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불안에 떨기도 했다. 그들 자신들의 사랑이 얼마나 오래 갈지에 대한 의구심 또한 서서히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것은 그녀의 쪽에서 먼저 시작했다. 그녀는 이미 이별을 예감하고 있었던 것이다. 처음에 그는 그런 그녀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둘의 사이가 영원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마침내 그와 헤어지기로 결심했다.
열정이 크면 클수록 그만큼 무질서와 파멸의 속도 또한 증가하는 것이 아닐까? 만남이라는 것에서 발생하는 마음속의 열은 이미 처음부터 이 별라는 잠재적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지 않는가? 그리하여 마침내 그 열이 모두 소진되고 나면 비로소 예견되어진 이별이란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아닐까?
예 2
그는 외국에 오랫동안 나가 있었다. 그곳에서는 말도 통하지 않고, 생활방식도 다르다 그래서인지 생각하는 것도 본국의 사람들과 다르다. 시간이 흐르고 또 흘렀다. 정말 많은 시간이 흘러갔다. 그는 외국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다. 잘 되지 않는 일도 많았고 좌절하는 일도 많았다. 그는 자신을 알아주던 사람들이 그리워졌다. 하지만 그는 본국의 가족들과 친구들을 직접 보고 만날 수는 없다. 간헐적으로 전화통화를 하거나, 메일을 주고받는 등의 연락밖에 할 수 없는 것이다. 아무리 화상통신기술이 발달했다고 해도 화상 통 시은 화상통신이고 직접 만나는 것에 비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또 흐르고 여러 가지 많은 경험을 하다 보니 그곳의 생활에 나름대로 익숙해지게 되었다.
솔직히 이제는 예전에 자기가 살던 나라의 문화보다는 이곳의 문화와 사람들이 더 익숙한 것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모든 사람들이 변해가듯이 그도 변해갔다. 그는 이제 더 이상 본국의 사람들과 연락하지도 않았고 더 이상 그들과 대화가 통하지도 않았다. 그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후회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이 원하던 꿈을 실현했고 현재의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고 시간적으로도 멀리 떨어져 있게 되면 엔트로피는 증가하고 초기의 열정은 어디론가 사라진다. 거기에 더하여 열정이 사라지면 그리움도 사라지나 보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우리가 맺었던 관계 또한 무질서 해지고 처음의 좋았던 관계는 아무도 모르게 소리 없이 사라져 버리고 예전의 절친했던 친구나 아름다웠던 연인들은 단지 그들의 추억 속에서만 존재하게 된다.
예 3
사람들은 처음에 태어날 때 세포 하나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그 세포가 여러 개의 세포로 분열을 하여 태아가 되고 태아가 엄마의 뱃속에서 10달 동안 자라 세상에 나오고 그가 자라서 아이가 되며, 소년 또는 소녀가 되며 청소년기를 지나 청년기에 들어간다. 특히 이 과정에서 부모와 상당한 마찰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이는 그들의 마음속에 있는 어떤 힘이 표출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마찰은 쉽게 가라앉기도 하지만 중장년기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사람들은 항상 자신의 에너지를 분출하면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 에너지라 함은 결국 심리적이고 정신적인 열에너지라고 볼 수 있다. 그 에너지가 있음으로 해서 사람들은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노년기에 접어들면 육체의 에너지도 없을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에너지 또한 고갈되기 시작한다. 더 이상 에너지를 낼 수 없고 이제는 가진 에너지를 소비하는 일을 하는 것에 있어서도 에너지가 부족하게 된다. 모든 에너지가 고갈되어 버리면 마침내 인간은 죽게 되고 자신의 영혼과 육체를 형성하고 있던 것들은 모두 질서를 잃어버리고 무질서의 세계로 돌아가 버린다.
이상의 몇 가지 예로 열역학 제 2 법칙에 대한 설명이 잘 되었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분명 물리적인 열 뿐만 아니라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열에너지 또한 가지고 태어난다. 그 에너지는 우리가 사는 동안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없어지고 하면서 한 사람의 인생에서 무언가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더 이상 에너지를 쓸 수 없게 되었을 때 우리는 무로 돌아가는 것일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모든 인간은 아니 모든 생물이나 물체는 이 열역학 제2법칙을 피해갈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