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초단편

아라비안 나이트 그 후의 이야기

왕비는 정말 왕을 사랑했을까???

by Anarchist



1000일이 되는 날….


그녀는 결국 죽을 수밖에 없었다.

왕은 그녀를 사랑했지만 이제는 왕 스스로가 만든 법에 의해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을 죽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녀는 그렇게 마지막 이야기를 끝으로 죽음을 맞이했다.



그다음 날 왕은 식음을 전폐하고 궁전에서 흐느껴 울었다.


그렇게 3개월, 정사를 관장하는 대신들은 더 이상 왕이 괴로워하는 것을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강구해 낸 것이 궁궐밖에 있는 이야기꾼들을 모아서 왕에게 이야기를 다시 들려주는 것이었다. 이곳저곳에서 많은 이야기꾼들이 궁전으로 몰려들어왔다. 그들은 나름대로 재미있고 신기한 이야기들을 많이 토해내었다. 하지만 그 어떤 이야기도 왕의 마음의 문을 열 수는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꼬부라진 허리를 한 할머니가 이야기를 하기 위해 왕의 앞에 나오게 되었다.

그 할머니는 천천히 자신이 가져온 이야기보따리를 하나둘 씩 풀어내 놓기 시작했다.

‘폐하. 저에게는 아주 어여쁜 손녀가 한 명 있었지요. 그 아이는 너무나 아름답고 총명하여 꽃 같은 나이에 어느 훌륭한 나라의 왕에게 청혼을 받아 왕비마마가 되었답니다.’

그전까지 시큰둥하게 앉아 있던 왕은 귀가 번쩍 뜨였다.

‘어서어서 계속하여라. 아니.. 아니다. 저 노파를 안으로 들이거라.’



노파는 왕의 방으로 들어가 천천히 다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왕비마마가 된 손녀는 자신이 하룻밤만 살게 될 운명이라는 것을 알았지요 그녀는 너무나도 총명하고 아름다웠기게 왕에게 매일 밤 이야기를 해줄 터이니 이야기가 바닥나는 날까지만 살게 해달라고 왕께 간청을 했더랬죠. 자비하신 왕은 그것을 허락하였고 그녀는 매일 밤 왕의 침실에서 왕에게 이야기를 해주었지요. 그녀는 언 3년간 왕을 독차지해왔습지요. 모두가 그녀를 존경하였고 명실상부 왕비님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죠.


하지만… 그녀는 이제 왕을 사랑하지 않게 되었던 거예요. 왜였을까요. 그녀는 생각했죠. 자신은 그저 목숨을 연명하기 위해 이야기를 만들어냈다는 사실을 직면하게 된 것이지요. 왕을 사랑했기 때문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스스로 시인했다고 하는 편이 옳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왕은 그녀를 사랑하기 시작했죠. 그녀처럼 똑똑한 왕비는 천일이 아니라 만일이라도 이야기를 만들어 냈을 거예요. 하지만 그녀는 지쳤죠. 남을 위해 사는 인생에 자신은 지쳐버린 거예요. 그녀는 더 이상 이야기를 할 수 없다고 말을 했고 왕은 왕의 권위를 지키기 위해 처음 그녀와 모두에게 한 약속을 지킬 수밖에 없었어요. 왕은 왕비를 사랑했죠. 네 암요… 그렇고 말고요. 성안의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었죠. 정말 잘 어울리는 왕과 왕비였다고요.

제 이야기는 여기까지예요.


제가 이렇게 국왕폐하게 나아온 것은 왕비를 처형한 것으로 인한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고 싶었기 때문이랍니다. 그것은 왕비의 선택이었어요. 스스로 죽기를 원했기 때문에 이야기를 그만둔 것이랍니다. 폐하의 탓이 아닙니다. 부디 슬픔에서 벗어나시어 다시 국정에 복귀하시길 간절히 바라옵니다.


노파는 이야기를 마치고 조용히 궁궐 밖으로 나왔다.


노파가 돌아간 뒤,

왕은 그러고 나서도 한참을 한없이 울었다. 거의 정신을 놓아 버릴 정도로 울어버린 왕이 어느 날 정신을 가다듬고 왕의 집무실에 나왔다. 왕은 노파에게 적당한 금액의 금은보화를 노파에게 하사하겠노라고 선언하고 그동안 처리하지 않았던 나라의 일들을 하나둘 시작했다. 그리고 아라비아는 다시 예전의 찬란한 문명을 꽃피우기 시작했다.



2005년(??) 어느 날 글쓰기 시작

2009 완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신병(新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