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도 마지막 여행지 바라나시 도착.
좀 연착되고 이것저것 밀리고 해서 아침 9시 반쯤 바라나시 정선역에 도착했다. 바라나시는 인도하면 바로 떠오르는 이미지 둘 중 하나였다. 하나는 너무 유명한 타지마할 그리고 인도인들이 가장 신성시 여긴다는 성스러운 갠지스강을 끼고 있는 그래서 가장 인도스러운 도시라고 여겨지는 바라나시 바로 이곳이다.
일단 도착하니 성스럽고 뭐고 다 모르겠고 어젯밤 자꾸 내 침대에 올라와서 자는 인도인들하고의 실랑이 때문에 피곤하기도 하고 아침부터 너무 더웠다. 델리만큼은 아니지만 릭샤왈라들과 택시기사들 그리고 길거리의 소들까지 참 여기도 정신 사납다. 이런 인도가 언제가는 너무 그립겠지. 이제는 이런 광경이 너무 익숙하고 정겨워서 살짝 미소가 나온다.
델리에서 규화와 함께 알아본 옴 레스트하우스라는 곳을 찾아가기로 했다. 나와는 다르게 규화는 지금까지 항상 인도 어디를 가던 한국인들과 함께했단다. 한인들이 많이 오는 숙소에서 머물렀고 그래서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가 많았다. 원래는 바라나시에 새로 한국인이 오픈한 게스트 하우스를 가보려고 했었다.
규화가 예약 하려고 카톡을 보냈는데 답장이 안와서 가이드북에 나온 옴 레스트하우스를 가기로 한 것이다. 사실 나도 한국사람들과 한국말로 떠들고 놀면서 좀 쉬고 싶었다. 인도 오기전 중국, 키르기즈스탄, 타지키스탄 그리고 규화를 델리에서 만나기 전 인도에서는 거의 항상 일본인들과 함께 여행했었다. 슬슬 한국인이 그리울 때였다.
정선역사에서 빠져나오니 호객꾼들이 달라붙는다. 규화나 나나 인도 여행 짬밥이 좀 생겨서 수많은 릭샤왈라들이 때거지로 몰려와도 당황하거나 긴장하지 않는다. 우리가 원하는 가격까지 안 깎아주면 그냥 웃으면서 저리가라고 하고 다른 릭샤왈라한테로 간다. 결국 둘이서 100루피로 해서 가트로 출발했다.
그래도 릭샤에 앉아서 바람을 좀 맞으니 시원해서 살 거 같았다. 한 20분쯤 달렸나 여기서부터는 오토릭샤가 못 들어가니까 걸어서 가던지 사이클 릭샤를 타고 가란다.
“아까는 가트까지 100루피 오케이 라면서 여기 내려주면 어떡해요 빨리 가요”
릭샤왈라는 난처해 하며
“진짜에요 여기 줄로 이렇게 못들어 가게 막아놨자나요. 진짜 오토릭샤는 여기까지 밖에 못 들어가요. 사이클 릭샤 제가 싸게 잡아드릴게요”
인도여행을 하다보면 한가지 병이 생긴다. 인도인들이 무슨 말을 해도 다 못믿게 된다. 진짜 줄로 막아놓은 곳 뒤로는 차나 오토릭샤가 안다녔다. 그래서 그냥 내려서 우리는 걷기로 했다.
15분정도 걸어가면 된다고 그래서 가방을 둘러메고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걷기 시작했다. 지도에 나와 있는 대로 쭈욱 걸어가면서 보이는 인도인들마다 가트? 가트? 하니까 다 같은 방향을 손으로 가리키길래 아 맞구나 하고 계속 걸었더니 한 골목이 나온다. 골목 안으로 들어가니 두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길이 미로처럼 구불구불 이어져 있었다. 그 좁은 골목에 사람들이 걸어다니고 릭샤가 다녔으며 오토바이도 쌩쌩 거리며 달리고 소도 느릿느릿 걷고 있었다.
‘뭐 이런데가 다 있어’
미로같은 골목에 건물도 다 비슷비슷하게 생겨서 옴레스트하우스는 찾기 힘들었다. 가방을 메고 헥헥거리며 두리번 거리고 있으니 인도인들이 와서 어디가냐고 물어본다. 방 있다고 호객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옴 레스트하우스 찾는다고 하니 바로 저쪽으로 가라고 가르쳐준다. 이상하다.
‘바라나시는 왜 사기꾼이 없지. 왜 옴레스트하우스는 다 알고 있는거지’
그렇게 한 시간 정도 이리저리 헤매고 걷고 또 걸어서 드디어 숙소 도착!
그런데 신기하게도 카운터에 한국인 여자가 우리를 맞아준다.
“안녕하세요. 몇 분이세요? 체크인 하실거에요?”
인도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라 당황했지만 좋았다. 한국인이 그리웠는데 귀엽게 생긴 한국인 아가씨가 웃으면서 한국말로 우리를 반기니.
도미토리는 4명이 쓰는 방인데 100루피다. 개인방은 350루피였는데 그냥 우리는 도미토리가 좋았다. 어차피 돈 차이도 얼마 안나니까 대부분 개인방을 쓰는 것 같았다. 그래서 우리는 더 싸게 개인방 쓰는 느낌이다.
체크인을 하고 일단은 좀 씻고 누웠다.
바라나시 도착! 한국인들하고 한국말로 놀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