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독일 맥주도 마시러 가보자

아일랜드에서 독일로

by nelly park


더블린을 떠나는 날이다. 이 정도면 충분히 즐겼다. 하고 싶은 것을 다해봤고 기네스도 원 없이 마셨고 밤의 아이리쉬펍도 봤다. 유럽의 서쪽 끝 섬나라들을 여행하면서 날씨는 매일 흐리고 비 오고 물가는 비싸고 맛있는 음식은 없어서 떠난다고 생각하니 서운하다기 보다는 속이 시원하다.


오늘도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 같은 메뉴의 조식을 먹고 다시 침대에 누웠다. 10시반 체크아웃이고 프랑크프루트 (Frankfurt) 행 비행기는 저녁 7시 45분 비행기라 침대에 있을 수 있는 한 최대한 푹 쉬었다. 10시 반이 돼서 짐을 싸고 나와서 짐 보관소에 넣어놓고 맥주를 사러 나갔다. 오늘 날씨는 아주 해가 쨍쨍하게 맑다. 맥주 사러 가는 길에 기념품 샵이 있어서 구경하러 갔다. 정말 사고 싶은 게 너무 많다. 옷도 사고 싶고 컵, 마그넷, 병따개 등등 아일랜드 색깔인 초록색과 그 상징인 네잎클로버로 만들어진 굿즈들은 다 예뻐 보인다.



한참을 이것저것 보고 또 보고하며 살까 말까를 고민했다. 기네스 공장에서도 사고 싶은 굿즈가 많았지만 앞으로 걸어야 할 거리가 많아서 짐을 늘일 수 없어서 아무것도 안 샀다. 오늘은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몇 개 샀다. 예쁜 아일랜드 스타일의 노트를 샀다. 핑계를 대자면 터키에서 산 일기장을 거의 다 썼다. 그리고 아일랜드 스타일의 펜도 샀다. 이것도 핑계를 대자면 쓰던 펜이 잉크가 다 돼서 일기를 한동안 공책에 못쓰고 폰에만 써왔다. 양말 세켤래가 들어 있는 세트도 샀는데 이건 그냥 예뻐서 샀다. 이걸로 무거워서 걸을 때 후회할 수도 있겠지만 안 사면 더 후회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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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게 슈퍼에 가서 맥주 두캔을 사서 숙소로 돌아와 예쁜 펜으로 폰에 쓴 일기를 노트에 옮겨 적었다. 꽤 오랫동안 폰에 써와서 다 옮기기는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


공항버스를 타러 갈 시간이 됐다. 갑자기 비가 쏴아아 하고 쏟아진다. 웨스트 하이랜드 웨이를 걸을 때 그렇게 싫던 비가 분위기 있어 보인다. 예뻐 보인다. 짐 보관소에서 가방을 빼서 버스타는 곳으로 걸어가 공항버스를 탔다. 더블린 시내에서 공항까지는 금방이다. 30분 좀 넘게 가면 된다.



오늘도 라이언에어다. 앱으로 이미 체크인이 끝났고 수화물도 셀프로 하게 되어있다. 줄 서서 기다리는 것 없이 순식간에 절차가 끝났다. 한국보다 더 빠르게 일처리가 되는 건 처음이다. 이건 한국도 배워야 한다. 아마 머지않은 미래에 인천공항도 이렇게 바뀔 것 같다.


배가 고파서 버거킹에서 햄버거 세트 하나 먹고 비행기에 탔다. 2시간 정도 비행예정이다. 멍하게 앉아있으니 금방 시간이 지나간다. 하나 신기한 것은 9시 밖에 안됐는데 벌써 창밖이 깜깜하다. 독일은 영국보다 해가 지는 게 빠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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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가 착륙하고 시계를 보니 10시 45분이다. 시차가 1시간 있다. 어두운 건 당연한 거였다. 입국심사를 통과하고 짐을 찾고 버스를 타러 갔다. 버스는 11시 45분차다. 처음 와보는 독일의 밤이라 긴장되었는데 공항 옆이라 그런지 안전해 보인다. 다른 여행자들도 같이 있다. 버스가 오고 올라탔다. 2시간 정도 거리다. 24유로에 깨끗하고 넓은 2층 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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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정도 가서 마인츠 (Mainz) 에 사람들을 내려주고 또 싣고 2시간 후에 프랑크프루트 센트럴역에 도착했다. 깜깜한 밤이라고 생각했던 이 도시는 가로등이 많아서 밝다. 아직 사람들도 돌아다닌다. 2시가 거의 다 되가는 밤인데 안심이 된다. 전철로 갈아타고 숙소에서 걸어서 9분 정도 거리에 내렸다. 이제는 걸어서 가야 한다. 혼자 밤길을 걸어야 해서 걱정했던 것과 달리 곳곳의 상점엔 아직 불이 켜져 있고 차도 꽤나 다닌다. 금요일 밤이라 사람들은 아직 파티가 안 끝났다. 2시반에 무사히 숙소에 도착했다. 다행히 늦은 시간이지만 리셉션에 사람이 있다. 체크인을 하고 카드키를 받았다. 164번방에 베드 2번을 쓰란다. 방에 들어오니 아무도 없다. 베드 3개가 다 비어 있는데 번호가 안 쓰여져 있다. 아무도 없어서 새벽 3시에 방에 불을 켜고 찾아봐도 안보인다. 제일 편해 보이는 창가 1층침대에 자리를 잡고 짐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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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도착이라 긴장 많이 했던 프랑크프루트. 잘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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