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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모 Mar 04. 2024

서평 사례

- 문학, 비문학, 청소년, 아동, 그림책 등 다양한 분야

2. 비문학

(8) 자기계발 - 『다시 인생을 아이처럼 살 수 있다면』(존 오리어리 지음 / 백지선 옮김, 갤리온, 2023)

-아홉 살에 호기심으로 인한 불장난으로 전신 3도 화상을 입은 '존 오리어리'의 인생 이야기


  이 책은 "전신 3도 화상, 생존 가능성 0퍼센트를 이겨내고 열정 가득한 인생을 살아가는 세계 최고의 모티베이터이자, 전 세계를 감동 시킨 베스트셀러 <온 파이어>의 저자"(앞쪽 책날개 참조)인 '존 오리어리'의 두 번째 작품이다. 사실 자신의 인생 경험과 일상을 공유해 주고 있어서 어찌 보면 '에세이'같지만, 단순한 일상과 인생 경험의 열거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화상 치료 투병기와 일상 중 자녀와의 대화 속에서도 소소하게 깨달은 자신만의 인생철학을 풀어놓고 있기에, 결국, '철학'으로 분류되지 않을까.     

  또한, 표지에 '두려움 없이 인생에 온전히 뛰어드는 이들의 5가지 비밀'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듯, 이 책은 대부분의 아이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5가지 감각인 '경이감', '기대감', '몰입', '소속감', '자유'를 각 1부씩 총 5부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1부-경이감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라"편에서는, '경이감'을 "질문하고, 궁금해하고, 열정적으로 탐구하고, 혁신적 사고와 무한한 가능성을 낳는 기회가 답, 해결책을 끈질기게 찾는 감각"(본문 p.18)이라고 정의하고, 감탄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을 던지며 세상을 이해하고 세상의 수수께끼를 풀고 싶은 욕구인 호기심과 모험심을 발휘해 타인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것을 주문한다. 이렇듯 매사에 긍정적 사고로 삶을 살아가다 보면 반드시 가능성을 찾을 수 있고, 그러한 가능성을 발휘하면 삶에 경이감을 다시 불어넣을 수 있으니, 바로 시작해보라고 독려한다.     

'2부-기대감

"처음 경험했을 때의 강렬한 감동을 되찾아라"편에서는, '기대감'을 "모험이 기다리고 있으며 근사한 일이 벌어지리라는 굳은 확신을 품고 미래를 기다리는 감각"(본문 p.94)이라고 설명하며, 저자는 아들 패트릭과 함께 참관하러 갔던 2017년 여름, 캔자스시티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더운 날씨에도 굳이 야구 글러브를 챙겨 끼고 있던 아들 손에 필드를 벗어난 공이 꽂히는 경험을 한 일화를 소개하며, 아들이 공을 받게 된 게 단순히 "운이 좋아서"가 아닌 꼭 공을 받아야겠다는 강한 의지로 글러브를 챙겨서 손에 끼고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고 말하며, 종교학자인 '휴스턴 스미스Huston Smith'의 말을 인용해 아이들의 미래는 무한한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다고 믿으며 만물의 놀라운 신비를 알아차리는 능력을 배울 것을 주문한다.      

"성스러움의 정반대는 평온이나 냉철함이 아니다, 무미건조함이나 경시다. 냉담함이다. 단조로움과 평범함이다. 7대 죄악 중 하나인 나태다. 영적 깨달음을 얻은 사람은 여러 자질을 갖추고 있지만 다른 모든 자질을 좌우하는 절대적인 자질이 있다. 바로 만물의 놀라운 신비를 알아보는 예리한 감각이다."(본문 pp.123-124)라고.     

'3부-몰입

"매순간 완전히 몰입하는 집중력을 길러라"편에서는, '몰입'에 대해 '사방에 널린 생의 선물을 음미할 수 있도록 주변 세상에 완전히 집중하고 몰두하는 감각"(본문 p.156)이라고 정의한 후, 몰입의 감각을 살려 생산성을 높이되, 적절한 휴식도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한 번에 모든 일을 다 하려 하지 말자. 한 번 잡은 일에는 깊이 몰두하는 연습을 하자. 그리고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하자."(본문 p.180)라고. 가장 가깝고도 중요한 관계인 가족들과의 교류와 소통을 재차 강조한다. "부디 사랑하는 사람이 심각한 병에 걸린 뒤에야 얼마나 많은 것을 놓쳤는지 깨닫는 일은 없길 바란다. 어떤 날이든, 어떤 순간이든, 누구와 어떤 식의 소통을 하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깊이 몰입할 줄 아는 것은 삶이 주는 경이로운 선물이다. 그 선물을 너무 늦게 깨닫지는 마라."(본문 p.225)라고 충고한다.      

'4부-소속감

"타인을 진심으로 받아들여라"편에서는, '소속감'을 "나 자신이 가치 있고, 어딘가에 속하며, 퍼즐에 없어서는 안 될 조각이라는 확신이 들 때 느껴지는 위안과 평화, 기쁨의 감각"(본문 p.234)이라고 정의한 후, "타인과 교감하려면 타인을 배척하지 말고 받아들여야 한다. 경계를 풀어야 한다. 아무리 자신을 숨기려 해도 우리는 모두 본질적으로 세상에 속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본문 p.242)라고 강조한다. 그러기 위해선 타인의 시선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해야 한다고 덧붙이며, 어쩌면 부부나 연인 사이에 더 필요할 덕목에 대해 유명한 수도자이자 작가인 '토머스 머튼Thomas Merton'의 말을 인용한다. "진정한 사랑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본연의 모습으로 살게 내버려 두며 내 이상형에 맞춰 그 사람을 바꾸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에서 시작된다."(본문 p.280)라고. 비단 부부나 연인 사이에서만 유용한 덕목이겠는가. 부모, 자식간에도 서로 바라는 이상형에 맞추려고 자꾸 변화를 강조하다 보면 오히려 사이만 더 틀어지고 최악의 경우 외면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니 말이다.      

저자는 소속감의 대상을 개인에서 사회로 확대하여 "세상은 달라져야 한다. 나와 다른 존재를 피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왜곡된 인식을 바꿔야 한다. 다름은 오히려 사람들을 결속시켜 주며 우리 모두 이 세상에 속한 존재임을 알려준다."(본문 pp.284-285)고 하면서, 개인의 소속감이 사회의 연대로까지 확장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5부-자유

"경기장 밖에 머물지 마라. 게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라"편에서는, '자유'에 대해 "스스로 선택하고, 자신의 능력을 드러내고, 과감하게 도전하고, 인생에 모든 걸 거는 감각"(본문 p.309)이라고 정의하며, 우리가 학창 시절 '자유'의 개념에 대해 반복적으로 학습했던, "자유로운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그 선택에 책임을 지는 삶이다. 자기 힘으로 삶의 고삐를 틀어잡고 행로를 정하고 자신만의 관점을 갖는 삶이다. 주인이나 과거를 탓하는 노예의 삶과는 정반대로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는 삶이다."(본문 p.304)라는 개념을 기술해 놓고 있다.      


  저자는 '진정한 승자는 이기는 것을 넘어 선다'고 말하며, 화상 치료 후 학교생활 중 축구 경기에서의 팀의 패널티킥 상황에 감독님으로부터 지명 당해 그냥 일단 크게 심호흡을 한 뒤 힘껏 찼을 뿐인데 골인이 되어 팀이 우승한 일화를 소개한다. 그러면서 "인생에서 가장 큰 승리를 거둘 때는 경쟁하고 이길 때가 아니라 무대에 올라 모두 쏟아부을 때다. 물론 쉽지 않다. 고통이 따른다. 넘어지고 실패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살아있음을 느낄 것이다. 감탄하는 삶을 살 자유를 얻을 것이다."(본문 p.314)라고 강조한다. 또한, 자신에게 올바른 선택을 할 힘이 있다는 걸 스스로 깨닫는 것이 바로 진정한 자유라고 말하며, "옳지 않은 일을 알아보는 능력. 모두가 옳지 않은 일을 두고만 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능력. 스스로 개입해 목소리를 내고 존재를 드러내고 자신보다 더 중요한 대의를 위해 인생을 거는 능력"(본문 p.337)이라고 첨언 한다.      

  의료인들은 세상 모든 외부 통증 중 화상으로 인한 고통이 제일 극심하다고들 하는데, 당시 아홉 살이던 소년이 느꼈을 전신 3도 화상의 고통 강도는 얼마나 셌을지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다. 고통 속에 생존의 가능성이 희박한 순간에도 강인한 어머니를 비롯한 온 가족의 진심 어린 사랑으로 마침내 극복해 낸 '존 오리어리'의 철학이 담긴 이 책, 『다시 인생을 아이처럼 살 수 있다면』을 읽으며, 부모님이 사주셨던 아이스크림 하나에도 행복했던 그 시절을 떠올려 보자. 요즘은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며 자유라는 이름으로 자기 본위의 삶을 영위하는 사람이 많다. 고통 속에 놓인 자를 외면할 자유, 남의 시선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욕구만을 채울 자유, 심지어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라 주장하는 자유... '자유'는 방종이 아닌 '책임'안에서만 더욱 가치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소통'과 '화합', '연대'란 이름으로, 한층 경이롭고 기대감에 차서 몰입하며, 소속된 집단이나 사회 속에서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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