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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모 Dec 20. 2023

눈길

-눈 오던 지난 주말 출근길

소리도 없이 새로난 길

누구의 흔적도 없는 그 길을

살포시 디뎌본다


뽀드득 뽀드득

신발에 부딪는 눈의 신음소리가

내 귀엔 감미롭다


봄부터 눈송이 틔우려고

치열하게 견뎌냈을 

시간의 무게들


더는 감당할 수 없어

한꺼번에 쏟아내는 

대폭발의 향연


그 잔해를 무참히 밟은 

나는 평온의 파괴자



*배경화면은 지난 주말 눈을 맞으며 출근하던 길에 급히 찍었던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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