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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텔라 황 Jul 16. 2023

바다와 싸우는 아이

바다에 모래를 던지면 바다가 아플까

바다한테 모래를 던지며

”바다를 공격했어요“

하며 뿌듯해 하는 말간 얼굴.

모래를 손에 움켜지고 때를 기다린다. 물이 곁으로 올때까지. 그러다 가까이 온 하얀 거품이 이는 바다에 모래를 던진다. 그러고 다시 달아난다. 한여름의 눈싸움을 하얗고 파란 바다에서 하고 있다.


가끔 나도 죽음과 싸우며 바다에 모래를 던지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아프지도 않을 바다에게, 어차피 부서질 파도가 부서지는 곳에, 어차피 모래가 있는 곳에.

그 곳에 온 힘을 다바쳐 용을 쓰며 모래를 던지는 아이. 그게 나다. 매번 지는 것도 바로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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