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모래를 던지면 바다가 아플까
바다한테 모래를 던지며
”바다를 공격했어요“
하며 뿌듯해 하는 말간 얼굴.
모래를 손에 움켜지고 때를 기다린다. 물이 곁으로 올때까지. 그러다 가까이 온 하얀 거품이 이는 바다에 모래를 던진다. 그러고 다시 달아난다. 한여름의 눈싸움을 하얗고 파란 바다에서 하고 있다.
가끔 나도 죽음과 싸우며 바다에 모래를 던지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아프지도 않을 바다에게, 어차피 부서질 파도가 부서지는 곳에, 어차피 모래가 있는 곳에.
그 곳에 온 힘을 다바쳐 용을 쓰며 모래를 던지는 아이. 그게 나다. 매번 지는 것도 바로 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