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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텔라 황 Dec 08. 2022

세 살배기의 눈에 비친 의사 엄마의 일

브라이언은 안다. 내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엄마가 병원 가서 무슨 일을 하지?”

브라이언의 연한 갈색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내가 물었다.

“아기를 구해요.”

전혀 주저하지 않고 답했다. 마치 내가 브라이언 몇 살이지 하면 세 살이요 하는 것처럼. 거짓이 없는 사실을 말한다는 듯이. 아니 오직 그것만이 브라이언이 아는 진실이라는 듯이.

“내가 어떻게 아기를 구하지?”

싱긋 웃으면 묻자 이번에는 사랑스러운 두 눈으로 저 멀리 뭔가를 바라보다 반짝이는 눈빛으로 말했다.

“마스크를 껴요.”

“그리고?”

“안경을 껴요.”

“그리고?”

“아기를 안아요.”

“그리고?”

“계속 안아요.”

올해 세 살인 브라이언은 정확히 알고 있다. 내가 병원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왜 일하러 나가야 하는지. 왜 엄마를 이틀씩이나 못 보는 날이 있는지. 왜 Mr. Sun이 집에 가도 엄마는 돌아오지 않는 밤이 있는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떻게 일하는지, 아니 어떻게 아기의 생명을 구하는지 알고 있다는 점이다. 아기를 실제로 아니면 정신적으로, 사랑으로 안아서 구한다는 것을.

가끔 세 살 배기가 아이큐 138의 의사 엄마의 두뇌를 능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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