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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알라딘> 속 무의식 마케팅

대중문화로 공부하기 1편

영화 알라딘(Aladin)속 무의식 마케팅

영화의 시작은 ‘진흙 속 진주’에 대해 이야기한다. 보석들이 현혹하는 동굴 속에서 소원을 들어줄 ‘요술램프’를 쓰는 이들을 현대사회에서는 ‘마케터’라고 부른다. ‘알라딘’과 ‘자파’는 마케터다. 내가 알아본 가치를 통해 고객의 소원을 이루어주고 마음을 얻는 것은 그들의 사명이다. 고객의 마음이란 나라는 의식 왕인 ‘술탄’과 무의식 공주인 ‘쟈스민’이 다스리고 있다.

쟈스민 없이는 나라를 완전히 얻은 것이 아니다. 따라서 자파에게 ‘무의식 마케팅’은 중요한 화두가 되었다. 총리대신이 되었지만 언제나 열등감에 쫓긴다.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외국의 왕자들은 하루가 멀다 청혼해온다. 그들을 호랑이의 위엄으로 비웃는 공주라니, 요즘 마케터들은 ‘요술램프’에게라도 기대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알라딘은 재치 넘치는 도둑이다. ‘One Jump Ahead’에서 이미 짜인 시장의 판을 비웃으며 뛰어다닌다. 그리고 사회에 의해 억압된 무의식 쟈스민의 가장 소중한 것을 훔친다. 마음을 얻는다는 표현 중에 “마음을 훔치다”는 표현이 의미심장하다. 짧은 만남 후 알라딘은 도둑이 아닌 ‘마케터’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는 필요한 것(Needs)을 훔쳐왔기에 원하는 것(Wants)에 휘둘리지 않았다. 마침내, 그는 모든 소비자를 속일 수 있는 ‘요술램프’를 얻게 된다. 왕자 행세를 하며 ‘Prince Ali’를 부르며 행차하는데 나라 이름을 못떠올려 “어버버”거린다. 그것마저 ‘아바브와’라고 얼버무려도 뭐 어떠한가? ‘그런 나라가 있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런 나라가 있다고 믿게 하는 것’이 중요하지...

‘지니’는 알라딘에게 언젠가 본모습을 알려야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럴싸한 왕자 행세를 하더라도 인피니티 잼의 ‘잼’과 딸기 ‘잼’을 헷갈리는 알라딘에게 무의식 공주님은 위화감을 느끼고 지도를 뒤진다. 이 대목에서 관객들은 공주님이 좀 속아주었으면 하겠지만, 사실 속지 않게 하는 것은 공주의 역할이다.

‘무의식의 역할’을 영화에서 가장 잘 보여주는 OST는 ‘Speechless’일 것이다. 무의식마저 지배하는 지니의 마법 ‘마’케팅으로 자파는 술탄이 됐다. 위기의 순간 공주는 무의식 마저 지배당한 대장의 ‘복종심’을 의식의 영역으로 끌고나온다. 그 장면에서 마법이 만든 모든 환상은 통쾌하게 파훼당한다.

그렇다고 무의식이 마케터를 방해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A Whole New World’ 씬에서 알라딘은 난간 넘어 마법양탄자에 공주를 초청할 때 “Do you trust me?”라고 묻는다. 의아해하며 되묻는 공주, 이 대사는 영화 초반에 알라딘과 추격신을 할때 들었던 말이다. 자스민에게 이 대사가 들려오자 그 신뢰감이 ‘점화’되었다. 마침내 무의식은 마법양탄자를 타고 하늘을 나는 환상적 경험을 허락한다.

결국 무의식은 믿을 수 있는 메시지를 분별하기 위한 의식 저변의 활동이다. 우리는 공주가 왕비가 되는 시대를 지나 술탄이 되는 시대 앞에 서있다. ‘무의식을 어떻게 조종할까?’를 고민해서는 답을 얻을 수 없다. 오직 일관되고 진실된 메시지를 통해 믿음의 세계로 초청해야한다. 바로 ‘공감의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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