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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합수머리

by 잡학거사

바다낚시의 전문가가 “조류와 물때를 알면 낚시가 보인다.”라고 하는 글에서 조류를 모른다면 낚시대를 대충 적당한 곳에다 던져 놓고 낚시를 했을 거라고 지적하면서, 조류와 물때를 모르고 바다낚시에 접근하는 것은 90% 운에 맡기는 낚시라고 할 수 있으며, 고기가 와서 물어주지 않으면 낚기 어렵지만 조류와 물때를 제대로 알게 되면 90%라는 운의 일부를 필연으로 되돌릴 수 있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특히 조류의 종류를 나열한 부분에서는 아주 다양한 조류가 존재한다는 부분을 알게 되었으며, 조류와 관련된 내용들로는 본류라는 지형과 기타 외부적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흐르는 대 조류, 본류에서 갈라져 나오는 조류로 지형에 의해 그 세기나 방향이 변형된 형태의 지류, 지형적 구조에 따라 갈라진 지류가 오던 방향으로 다시 돌아나가는 조류와 속조류가 수중여에 부딪혀 수직으로 상승하는 조류인 증조류, 조류가 갯바위 쪽으로 밀려와 방향이 반전되어 튕겨져 나가는 조류 등이 있다고 합니다.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던 두 조류가 만나는 지점을 훈수지대라고 하며, 합수머리는 서로 다른 방향에서 진행하는 조류가 만나는 지점으로 바깥에서 진행하는 조류와 안쪽에서 돌아 나가는 조류가 만나는 경우가 많으며, 이런 곳을 낚시에서는 일급 포인트로 꼽는데 특히 조류가 만나는 지점이나 조류의 끝 지점이라 불리는 곳은 조경 지대로 환상의 포인트라고 한답니다. 민물에서는 합수머리를 두물머리로 부르기도 하는데, 두 강물이 머리를 맞대듯이 만나 하나의 강으로 흐르는 곳의 지명으로 사용되는데, 합수머리, 두머리, 이수두, 양수두 등으로도 불린다고 합니다. 영어에서는 두강이 만나는 지점을 "Confluence"로 합류라는 뜻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어느 시인은 합수머리를 “동강과 서강이 만나는 지점에서 풀리지 못한 시간을 읽고, 흘러온 지역이 다르고 지역의 문화가 다르며, 물빛마저 다르다고 하며 혼합하지 못하고 흐르는 합수머리에서 봄을 기다리면.. 물이 세월처럼 흐르고 세월이 물처럼 흘러 얼음 속 빗장 풀고 봄이 오고 꽃 피리라며” 시적인 어구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 모두가 인터넷을 통하여 스스로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엄청난 양의 지식과 정보가 쓰나미와 같이 밀려오고 우리를 덮치고 있으며, 너무나 많은 정보와 사실들은 우리의 머리를 혼란스럽게 하는 요소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정보가 많다는 것이 불과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대우를 받았을지 모르지만, 요즘에는 걸러지고 요약된 정보가 아니면 오히려 불확실성과 의사결정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는 장애물로 치부되고 있습니다. 인터넷 속의 정보는 비전문가를 전문가로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넘쳐나고 있으므로 개인의 기억력을 필요로 하지 않고 검색을 통하여 더 많은 정보를 알 수 있으므로 이제는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느냐”가 아니라, 넘쳐나는 정보에서 핵심을 찌르는 통찰력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지식의 흐름 안에서 특별함을 포착하여 핵심이 될 만한 요소를 끄집어내어 그것의 가치를 다듬는 것이 매우 중요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필요 정보에 대한 판단능력, 해독능력, 자기 관점에서 정보 활용 능력을 키우는 문제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므로 많은 정보를 자신만의 경험과 방법론을 통하여 독창적인 콘텐츠로 생성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해야만 할 것입니다. 언제라도 정보를 취할 수 있고, 접할 수 있다는 생각은 우리를 지식의 풍요 속에서 지식의 비만으로 유도한 동인이 되었습니다. 자신에게 지식의 비만이 얼마나 위험한 상태에 처해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게 하는 풍요로운 지식적 포만감은 시대적 변화와 위기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게 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위험과 손실을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과거의 지식 섭취와 활용 방식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끊임없이 혁신을 시도함으로써 변화를 능동적으로 주도할 수 있도록 자신이 바라보는 측면에서의 “지식의 흐름과 생성의 합수머리 지점”을 확보하여 새로운 시대의 능동적 변화의 주역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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