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연민의 뫼비우스띠를 끊을 것.
같이 보내는 시간이 너무 짧아서 엄마도 정말 속상해~ 대신 주말에 같이 많이 놀자~
그래서 최근에는 수많은 육아서에 이야기하는 '감정 인정해주기'를 연습 중인데.....
그럼에도 하루 종일 '엄마 회사 관둬!'라는 아이의 목소리가, 어린이집 앞에서 신발을 벗지 않고 서서 나를 슬픈 눈으로 바라보던 아이의 모습이 자꾸 마음에 남았다. 아이의 외로움을 인정해주는 것 이상으로 내가 좀 더 잘한다면, 내가 좀 더 채워준다면, 아이가 씩씩하게 잘 견디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내가 평소에 '롤모델'로 생각하는 엄마인 친구도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문제로 비슷한 감정을 겪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큰 위로가 되었다. 저 친구는 여전히 회사를 잘 다니고 있고, 아이와 관계도 잘 유지하고 있으며 아이도 잘 자라고 있다. 이미 앞서서 잘 헤쳐나간 친구의 모습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그리고 나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습관처럼 역시 내가 뭘 어떻게 해야 하나로 돌아가 자기 연민으로 빠지는 뫼비우스의 띠를 확 잘라냈다.
항상 아이의 모든 감정을 내가 다 책임져 줄 수는 없다. 그리고 내가 원인이 되어 아이가 슬퍼할 수도, 외로워할 수도, 힘들어 할 수도 있다. 다만, 아이가 나에게 그 마음을 온전히 드러내 줄 때, 나도 아이만큼이나 아쉽다는 것을 그리고 너의 그런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는 것을 아이가 알게 해 줄 것.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다. (까먹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