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슬로 선을 그리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화가의 아침

by 노연석

어느덧 가을이 문턱에 다가와 있다.

오랜만에 늦장을 부린 아침에 눈을 떠 밖으로 나와보니 서늘하다. 긴바지를 입었는데 싸늘함이 느껴질 정도라니.

스마트폰을 꺼내어 날씨 앱을 열어서 확인하니 17도, 불과 며칠 전만 해도 20도가 넘었었는데 급격히 기온이 떨어졌다.




아침 이슬을 가득 머금은 차 위로 작은 벌레 한 마리가

불규칙한 선을 그리고 왔다 갔다 하고 있다 힘겨운 움직임, 젖은 몸을 이끌고 계속 움직인다. 그림을 그리는 것인가? 길을 닦고 있는 것인가?

어떻게든 살아나야 하는 절박감, 그러나 언제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모르는 현실, 그럼에도 끝없이 날개짓을 한다.


인간에게 작은 이슬방울 이지만 작은 벌레에게는 익사를 할 수 있는 수준의 물이라 봉변을 당하지 하지 않으려는 필사의 움직임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안스러운 마음에 살려 줄까라고도 생각했지만 그것이 이 벌레의 운명인 것을 내가 나서야 할 일은 아닌 것다는 생각을 했다. 살아 날 운명이라면 그 난관에서 벗어 나겠지, 어떻게든 살아 날꺼다.

순간 나를 원망했을까?라는 생각도 스쳐 지나간다.

시간이 조금 지나나서 보니 무사히 탈출을 했다. 어쩌면 내가 살려주지 않아 살아남는 법을 배웠을지도 모른다. 하마터면 스로 극복할 기회를 내가 빼앗아 버렸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저 작은 벌레가 오늘의 교훈을 기억할만한 뇌를 가졌는지는 모르겠. 그리고 내일이 있을까?




우리 인생에서도 다가오는 역경을 스스로 헤쳐나가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설 수 없다. 힘겨운 순간일 수 있지만 반드시 이겨내야 하는 과정이다.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겠지만 혼자서도 역경을 헤쳐나가는 버릇을 들여야 한다. 나를 도와줄 사람이 언제까지 내곁을 지켜 주지는 못할테니 혼자의 힘으로 극복해야 한다.


그래야 다른 사람을 위한 삶이 아닌 온전한 나만의 삶을 추구하고 만들며 보람도 느끼며 살 수 있다. 그렇게 하는게 다른 사람이 부럽지 않은 삶을 사는 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다른 사람이 내 인생을 만들어 주지 않는다. 가족들 조차도 내 삶을 채워 주지는 못한다. 만 할 수 있는 일이다.


타인을 돕는 행동도 그 사람이 역경에서 빠져 나올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야지 역경에서 구해 주는 것은 그사람을 위한 일은 아니다. 도와주고 보따리를 내 놓으라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9월 6일 일요일, 강원도에서 잠이 덜깬 아침의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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