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오란 지뢰의 출현

"앗... 이게 무슨 냄새야!!"

by 노연석

흔한 가로수, 수많은 세월 속 은행나무를 봐 왔지만 별다른 생각을 해본 적은 없었다.

출근길, 버스 정류장에 조금씩 개수가 늘어가며 떨어지는 은행을 보며 궁금해서 인터넷을 좀 뒤져 본다.


국내 전체 가로수 330만 그루 중 약 108만 그루(33%)가 은행나무들이 하나둘 은행을 하나둘 바닥으로 떨구어내고 있다. 아직은 시작에 불과 하지만 10월이 되면 우리는 코를 막고 노란 발다닥 지뢰밭을 피해 다니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출근길에 밟기 다도 하면 출근 버스는 물론이고 사무실에서까지 민폐를 끼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잘 피해 다녀야겠다.


은행나무는 15년에서 30년이 되어야 열매를 맺기 시작한다고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에 그렇게 적혀 있기는 한데 내가 다니는 거리에 있는 은행나무에 많은 은행이 달리지 않은 것을 보면 15년이 좀 지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5년에서 30년을 견디어 내야 결과물인 은행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인내심이 아닐까?


나는 글을 쓰기 시작한 지 고작 6개월밖에 되지 않는데 무엇을 위해 글을 쓰고 있는지 잘 모르겠고, 어떤 주제로 글을 계속 써 나가야 할지도 모르겠으며 과연 이 글쓰기가 어떤 도움을 줄지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게 된다.


은행나무는 그 오랜 시간 동안 내가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란 의심을 해 보지 않았고 성장해 온 것일까? 그 고난의 시간을 견디어 내고 열매를 맺는다는 것이 경이로운 일이 아닌가? 인간처럼 생각할 수 없어 그냥 자라고 있는 것인가? 그 고통의 시간을 보내어 맺은 열매, 그 열매는 그다지 환영받지는 못한다는 것이 안타까운 일이다.


은행나무의 번식은 인류가 담당을 하고 있다. 은행나무의 열매는 다들 아시는 것처럼 은행의 고약한 냄새로 동물들도 기피의 대상이라 다른 곳으로 잘 옮겨지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널리 퍼져나갈 수는 없어 아카시아 나무처럼 우후죽순, 여기저기서 자라나지 않고 인간이 심어 놓은 가로수길 같은 곳에 심어가며 번식을 시키고 있는 것이다.

고생대(2억 7천만 년)부터 지금까지 살아 있었다는 식물이 그런 번식력도 없이 아직까지 살아 있다는 것이 신기하지 않은가? 우리가 흔히 게 볼 수 있는 은행나무는 전 세계적으로 멸종 위기의 식물이라고 한다. 은행나무의 종도 1종만 남아 있다고 한다. 사람의 손에 의해 키워지고 가로수로 심기는 과정 등을 통해서 겨우 연명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은행나무는 10년 이상 자라야 암, 수 구분이 된다고 하는데 난 지금까지 은행나무는 암수 한 그루인 나무로 알고 있었다. 열매는 암나무에서만 열리는데 가로수로 10년을 키워야 봐야 암나무인지? 수나무인지를 알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가로수로 심을 때 암, 수 구분이 없이 심게 되었고 우리에게 악취를 선물해 주었다.


국립 산림과학원에서는 "은행나무 성감별 DNA분석법" 적용을 통해 어린나무 잎에서도 암, 수 구분을 해낼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DNA분석법은 2011년 개발되었으나 7년이 지난 2018년에 민간 기업에 기술이전이 되었다는데 아직 적용되었다는 이야기들은 보이지가 않는다.


그런데 그 많은 은행나무를 다 뽑고 다시 심을 수도 없는 일이고 어쩌란 말인가?

미국은 열매가 열리지 않도록 하는 억제재를 뿌리고 있다고 하는데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다.


은행나무는 어릴 때부터 길가의 가로수로 흔하게 볼 수 있어 은행에서 악취가 나기는 하지만 그다지 불편한 나무는 아니다. 조금 더 깊은 가을이 되면 노란색으로 예쁘게 물들여 우리의 안구를 정화해 주기도 하기 때문에 좋은 기억을 주기 때문에 은행의 악취는 잊히는지도 모르겠다.


코로나 19로 여행을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좀 여건이 좋아진다면 10월 중순쯤 충북 괴산에 있는 문광 저수지에 가봐야겠다. 저수지 진입구간부터 400m에 이르는 은행나무길이 물안개와 함께 저수지에 반영되는 풍경이 봐줄 만하다고 한다.

<출처:http://blog.daum.net/okgo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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