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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영근 단풍나무에게서 삶의 영감을 얻다.

그 삶에서 의미를 찾아보다.

by 노연석

나무는 한 자리에 서서 평생을 살아간다.

사람들의 욕심으로 자리를 잡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자연의 섭리대로 자리를 잡기도 한다.

그 삶의 태생이 어떠하든 한번 자리를 잡고 나면 스스로의 삶을 살아가는데 최선을 다한다.

저 단풍나무가 그리고 단풍나무가 내린 나뭇잎이 아름다운 건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살아낸 결과이다.


또한, 그들이 만들어 놓은 가을, 온 세상이 가을빛으로 물들어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한그루, 한그루 나무들이 누가 뭐래도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살아내어 세상을 아름답게 물들이고 있는 것이다.


어떤 나무이던, 그 나무가 어디에 있던, 자신이 위치한 곳에서 그 환경에 맞추어 최적의 삶을 살아가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리라.


그에 비하며 인간은 늘 변덕스럽기만 하다. 불어오는 외풍에 쉽사리 휩쓸리고, 좌절하고, 때로는 즐거워하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하며 나무와 같이 한결같은 삶을 살지 못한 채 변덕스러운 삶을 살아간다.


어쩌면 인간이 나무들 만도 못한 성품을 지녔는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인간이 가진 특권일지 모르겠으나 그것 때문에 늘 흔들린다.


같은 나무라도 모두 다르게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에 맞게 뿌리를 내리고, 가지 뻗어 나가고, 잎을 맺으며 살아간다고 한다. 주변에 나무들이 많아 햇볕을 잘 받지 못하면 조금이라도 햇볕이 더 잘 드는 곳으로 가지의 방향을 틀며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친다고 하다. 구불구불하게 제대로 뻗어 나가지 못한 가지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삶의 고통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주변의 경쟁자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앙상해진 가지의 단풍나무와 나무 이래를 붉게 물들여 버린 단풍잎은 마치 물 위에 비추어진 자신의 얼굴을 비추는 반영과 같다.


자신이 살아온 삶의 흔적을 다시 땅으로 돌려보내고 그 자양분으로 다시 돌아올지 모르는 내년을 기약한다.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지든지 오늘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한다.


사람들처럼 미래에 대한 두려움 앞에서 우왕좌왕하지 않고 지금 자신이 가야 할 길을 묵묵히 걸어간다.


나무에게서 어떤 삶을 살야 가야 할지 배워본다.

내 삶도 나무의 삶과 같이 흔들림 없이 내가 가야 할 길로 묵묵히 걸어갈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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