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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오필리아노 Nov 04. 2022

가을에서 여름으로의 도피

심신을 달래 본다.

  낯선 도시를 향하는 열차에서 바라다 창밖의 풍경은 내가 살고 있는 곳과 별 차이는 없었다.

  만 이곳의 하늘의 구름은 유난히도 낮아 바람에 실려 하늘을 유유자적 흘러가는 것이 마치 눈앞에 있는 것처럼 선명하게 쳐졌다.


  하늘에 쉴 새 없이 구름이 밀려오고 밀려가는 반복은 마치 일정한 리듬에 안정감을 찾는 것과 같이 나를 여유롭고 평화롭게 만들었다.


  구름의 흐름을 한참 동안을 바라보고 있자니 잠시 떠나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은 눅눅한 바람은 그리 기분 나쁘지 않을 정도로 적당하고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에게서 풍기는 여유에 내 마음은 더욱더 평화로워진다.


  가을에서 여름으로의 잠시 여행그동안 쌓였던 앙금들을 깔끔하게 씻어 준다.


  낯설고 글씨도 읽을 수 없고 말도 알아들을 수 없는 이곳에서 가끔 불편함과 불안함을 느껴야 하지만 그저 순간에 지나지 않는다. 내가 느끼는 편안함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이라 그냥 무시할 수 있어 나는 더욱더 편안함을 느낀다.


  짧은 여행을 마치고 다시 돌아가야 할 전쟁터에 대한 생각은 잠시 접어 두기로 했다. 그 어떤 연락도 하지 않으려 받지 않으려 모든 것을 끊어 버렸다. 익숙한 것들과의 잠시의 이별, 제대로 된 쉼을 위해 이 쉼을 통해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금단 현상쯤이야 참고 이겨 낼 수 있다.


  가을에서 여름으로의 도피, 현실의 외면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도약의 기회가 되리라 믿는다.


#대만 #타이페이 #여행 #가을에서여름으로의 도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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