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삶이 나쁘지는 않았다.
좋은 것도 아니었다.
하루 24시간을 헛되게 쓰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몇 년을 살아 봤다. 그렇게 열심히 살아 봤지만 그 삶이 올바른 삶을 살고 있는 것인지? 그렇게 살지 않더라도 괜찮은 삶인지? 더 혼란스러워 지기만 했다.
쉴 틈 없이 틈을 주지 않고 살던 삶을 지내고 나서 나에게 돌아온 것은 공허함과 함께 이름 모를 병이 찾아왔다. 그 순간 난 내가 소중하다고 생각하던 것들 헛되이 소비하지 않고 뭐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시간들이 허무해졌다. 다행히 큰 병이 아니라 시간이 해결을 해 줬다.
건강하게 살아 보겠다고 아침을 샐러드, 사과로 시작을 했다. 그리고 하루에 만보 이상을 걸으려 무던히 노력을 했다. 집에서 몇 정거장 떨어진 곳에 내려 조금이라도 걸으려 했다. 그런 것들이 어쩌면 숨 막히는 내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되어 주기는 했지만 그보다 좀 더 여유롭게 살 것 그랬다. 결국 내 병은 내가 만들고 있었다.
새벽 5시, 그것도 부족하다고 생각해 4시에 일어나 통근 시간, 업무로 빼앗긴 시간을 나의 성장을 위해 쓴다고 생각했다. 남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면 정말 대단하다고 하지만 그저 스스로를 점점 더 구속하고 있었을 뿐이다. 자유롭지 못했었다.
난 뭔가 대단한 사람이 되려고 허황된 꿈을 갖고 살았던 것 같다. 아니 어쩌면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 나를 돋보이게 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 부질없는 짓인 것을 몰랐다. 나 자신부터 챙겨야 한다는 것을 망각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