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그날이 그리워지는 이유는 무얼까?
그때 그 시간 나는 그곳에 어떤 나를 남겨두고 왔기에 이토록 아련하게 그 시간이 이 순간을 침범하는 걸까?
그날 호수 위로 뻗어나간 벚나무 가지는 호수 위 찬란히 빛나는 물결에 닿을 듯 말 듯 닿지 않아 애태우고 있는 모습이 마치 짝사랑을 하며 애태우는 모습과 닮지 않은가라는 엉뚱한 생각을 했었다.
그날이 그리운 건 아마도 알 수 없는 미련이 남아 있어서가 아닐까.
내가 남겨두고 온 건 아마도 그날의 너를 만나고 떠난 수줍게 짝사랑하던 어린 시절로의 시간 여행 때문 일 거다. 이제 기억조차 흐릿해진 짝사랑의 아련한 추억 때문일 거다.
벚꽃 만발하던 그날 나는 그 순간에 다른 시간 여행을 하고 있었다.